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4.25 13:58

환율, 공식-시장 2가지 혼재 때문인듯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남북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북한 실물경제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4월 11일 북한을 방문한 진천규 재미언론인이 전한 북한 고급식당 해파리냉채 가격은 600원, 고려항공 택시 비용은 승용차 주간 기준 1km당 49원이다. 

항공사에서 운영하는 택시라고 해도 거리상 따져봤을 때 동대문~강남(약 9.5km)까지 426원이다. 

그런데 신발 가격은 5만5000원으로 적혀있다. 아무리 좋은 신발이라도 고급식당 해파리냉채의 90배가 넘는 가격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평양시내 '고려항공' 대리점에서 직원이 항공원 예약을 확인하고 있고 데스크 한 쪽에 택시와 버스 등 이동수단 가격표가 보인다.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지난 1월 4일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비친 평양 점포의 모습도 비슷했다. 평양 이탈리아식당 메뉴판 바스레기 조개 스파게티 가격은 350원인데 반해 대형 상점에 물건 중 린스 가격은 1만3900원~4만8700원까지 책정돼 있었다. 린스 가격이 스파게티 가격의 약 140배 정도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김영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 체제 자체가 시장경제를 지향하지 않아 왔기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라고 설명한다. 과거부터 개인소유를 인정하지 않고 배급제도를 유지했던 북한에서는 세계 시장경제 및 공식환율 등이 제대로 작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북한 실물 경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가격표 상 외화 표기를 보면 '공식환율'은 1달러 당 100북한원 정도로 추산이 가능하다. 한국원화로는 11원이 북한돈 1원이다. 

그러나 북한 소식을 전하는 매체 데일리NK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시장환율'은 평양 기준 1달러당 8000원 정도다. 공식환율과 무려 80배 차이다.

북한은 1990년대 심각한 경제난을 겪으며 배급제도의 작용이 약화됐다. 이후 어쩔 수 없이 일부 들여온 자본주의가 북한 내 일정한 시장논리를 깨뜨려 공식환율과 시장환율 두 가지 기준이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김 정책연구원은 "스파게티 가격 350원은 아마 북한 주민들이 식당이용권(배급표)을 가지고 방문할 때 적용되는 가격일 것"이라면서 "여기에 공식환율을 적용하면 3.3달러(한화 약 3만 5000원) 정도이니 계산이 맞다"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1만 3900원짜리 린스에 시장환율을 적용하면 이 역시 1.7달러(한화 약 2만 원) 정도라 이해가 간다"고 설명했다.

이를 똑같이 적용하면 식당 이용권을 적용했을 때 고급식당 해파리냉채는 약 6달러(한화 약 6600원), 운동화 가격인 5만 5000원은 6.8달러(한화 약 7500원)로 계산된다.

현재 북한 시장 사정에 대해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남북경제협력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시장의 안정은 남측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사진=진천규 재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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