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한재갑 기자
  • 입력 2018.04.26 11:58
고승의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뉴스웍스=한재갑 기자] “인천교육이 이렇게 나락으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우리 교육도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하는 현실로 변했습니다. ‘흙수저’도 성공하는 교육, 누구나 동등하게 교육기회를 갖는 교육, 꿈을 심어주는 학교를 꼭 만들겠습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교육감이 깨끗하고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인천교육에는 맑고 바른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맑고 바른 교육감이 되어 나락으로 떨어진 인천교육을 반드시 바로 세우겠습니다.”

지난 23일 찾은 인천시 남동구 문화로에 위치한 고승의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는 ‘맑고 바른 교육감’이라는 구호가 곳곳에 게시돼 있었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 이청연 전 교육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등 끝없이 추락한 인천교육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는 듯했다. 

또 사무실 안쪽 입구에는 뒤늦게 보수후보를 자처하며 선거에 뛰어든 다른 후보의 범죄경력과 관련한 전과기록 등이 붙어 있었다. 고승의 후보 자신이 중도보수 성향 단일후보라는 점을 확실히 각인시키려는 듯 했다.

고 예비후보가 비리로 얼룩진, 나락으로 떨어진 인천교육을 바로세울 수 있을까? 그가 강조하는 것처럼 ‘맑고 바른 교육감’이 될 수 있을까? 고 예비후보를 만나 출마 계기와 교육 공약에 관해 얘기를 나눠봤다.

다음은 고승의 인천교육감 예비후보와 일문일답

-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계기가 있나

▲딸과 사위가 일선 교육현장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교육감 선거 출마 뜻을 밝혔더니 선거에 떨어져도 좋으니 당당함과 깨끗함을 잃지 말라고 하더군요. 이 말이 처음엔 좀 서운했는데 교육감 선거가 당락보다 교육자로서 당당함과 깨끗함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교육감에게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겠습니까. 도덕성과 청렴,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행정경험이 아니겠습니까. 2대에 걸친 인천교육감의 비리 사슬을 끊어내지 않으면 인천교육은 바로 설 수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또는 구성원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일을 하거나 중대범죄 또는 논문표절 의혹과 같은 것이 있다면 시민들에게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반드시 맑고 바른 교육감이 될 것입니다. 교육감이 뇌물을 받아 구속되는 반복되는 부패 사슬을 끊어낼 것입니다. 학생, 학부모,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인천교육을 우뚝 세울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학교와 교육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갚기 위해 출마했습니다. 강화도 화도면 가난한 집에서 4남 4녀 중 다섯째로 태어났습니다. 10살 되던 해에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학교가 어머니 역할을 대신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여건상 학업을 계속하기 어려워 검정고시 등을 통해 학업을 계속했습니다. 영등포 동양고무공장 직공, 용접공, 잡화도매상 사환 등으로 일을 하다 9급 공무원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인천시교육청 기획관리국장, 학생교육문화회 관장, 인천시교육청 중앙도서관장, 덕신고 교장 등 학교현장과 교육행정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그간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청렴하고 신뢰받는 인천교육, 전국 최고 수준의 인천교육, 글로벌 인재 육성을 선도하는 인천교육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하게 됐습니다.

- 인성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인성교육이 잘 되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도 잘하고 학력도 신장됩니다. 인성교육이 잘 되면 학교폭력도 없어집니다. 학생들의 봉사와 체험학습을 대폭 확대해 학생들이 인성을 스스로 키워나가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입니다. 교육지원청에 학교폭력예방과 인성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조직을 별도로 설치해 학교폭력과 관련한 일선 학교의 업무를 줄여주고, 경찰과 학부모님들의 협조를 받아 학생과 학교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 교권확립과 교원사기 진작을 위한 정책은 무엇인가

▲일선학교 선생님들과 교직원들은 매우 청렴하고 투명합니다. 비리 교육감 때문에 인천 교육계가 부패한 것처럼 비춰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교권확립이 매우 중요합니다. 교원이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다 발생하는 사건·사고에 대해서는 고의나 중과실이 아니면 선처할 것입니다. 

또한 각종행정업무로부터 교직원들을 해방시키겠습니다. 학교에 쏟아지는 공문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교육청의 통계시스템을 통해 학교에 부담을 주지 않겠습니다. 교원의 사기저하 요인 중 하나가 원칙 없는 인사로 열심히 노력한 교원들에게 상실감을 주는 것입니다. 교장공모제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자격과 전문성도 없는 인사를 교육감 측근이라는 이유로 승진시킨다면 다른 교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 됩니다. 

원칙이 바로 서는 인사, 학교행정업무를 대폭 줄여주는 교육행정, 교원이 소신껏 열정을 다해 학생을 가르치는 인천교육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 교육복지와 관련 찬반 논쟁이 많은데 어떤 의견인가

▲교육기회의 형평성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이 단 한 명이라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현재 인문계고등학교만 납부하고 있는 고교 수업료는 형평성 측면에서도 문제입니다. 임기 내 고교수업료를 완전히 면제할 것입니다. 

또 중학교와 고등학교 신입생들의 교복과 체육복을 무상 공급하고, 고등학교 교과서 대금도 무료로 할 것입니다. 아울러 고등학교는 저녁 석식까지 친환경 무상급식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특히 사립유치원만 빠진 급식비 문제는 반드시 무상으로 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립니다.

고승의 인천시교육감 예비후보

- 학원 심야교습 규제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현재 조례로 정한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학원을 지나치게 규제하면 풍선효과가 있어 사교육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학원규제를 자율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학원비도 자율성을 보장해 적정선에서 유지되도록 할 계획입니다. 

정부나 교육청이 그간 사교육을 일방적이고 지나치게 규제해 오히려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했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지나친 규제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방치되고, 학부모의 경제여건이 좋은 학생들은 고액과외나 서울 강남권 등의 사교육을 받아 교육적 차별이 되는 건 막겠습니다.

- 미세먼지, 석면 등 학생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인천에는 508개의 초중고 학교가 있습니다. 이 중 28개 학교는 실내체육관이 없어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체육활동이나 교실 밖 교육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상당수 학교가 석면에 여전히 노출된 상태로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략 1100억 원 가량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인천시의 경우 인구가 매년 5% 정도 증가합니다. 인천시교육청의 연간 예산규모가 3조5000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이 예산의 5%면 1750억원이 됩니다. 인천시 규모에 맞는 교육예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인구수가 인천에 미치지 못하지만 교육예산이나 교육여건 측면 모두 인천보다 훨씬 앞서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인천이 지닌 교육적 특성과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인천은 다양한 지리적, 역사적 환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개항 도시로서 근대사와 함께 해 왔고, 지리적으로도 인천항을 비롯해 인천국제공항, 송도신도시 등 국제도시로서 글로벌 인재교육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에 걸맞는 글로벌 인재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입니다. 

반면 신도심 개발로 인한 과밀학급 증가에 따른 학교신설 및 교실증축이 필요합니다. 교육환경을 개선해 학생들의 근거리 배치가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도서벽지 인구 유출과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학교 폐교 위기도 심각한 문제인데 경제논리로 폐교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소규모학교는 지역특성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해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도서·농어촌지역 교사들이 자긍심을 갖고 안전한 가운데 근무할 있는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 인천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인천교육감은 '맑고 바른 교육감'이 필요합니다. 초중등학교와 교육행정을 잘 아는 사람이 교육감을 해야 합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인천이 청렴도에서 꼴찌 수준으로 전락한 건 교육감 잘못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교육감이 뇌물, 비리로 얼룩져 있는데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또 초중고교 실정을 알지 못하고 교육행정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에게 교육감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교육감에 당선하면 2년 이내에 인천시교육청을 17개 시·도 중 청렴도 6위 이내로 만들 것입니다. 저부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솔선수범할 것입니다. 

교육감이, 교육자가 신뢰받지 못하면 인천교육은 다시 일어설 수 없습니다. 저는 인천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교육적 혜택을 받아왔고, 평생을 교육에 헌신해 왔습니다. 누구보다 인천교육의 문제와 해결책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전문성과 추진력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인천교육을 바로 세워 전국 최고의 교육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인천시민과 학부모들께서 저에게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으로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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