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4.26 19:47
<사진=위키피디아>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간질 치료제 성분으로 사용되는 ‘라모트리진(Lamotrigine)'이 치사율이 높은 희귀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6일(한국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발표한 안전성서한에 따르면 라모트리진을 사용한 뒤 ‘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증식증(hemophagocytic lymphohistiocytosis, HLH)'이 발병한 환자가 전세계적으로 8명 확인됐다.

8명의 환자들은 해당약물에 의한 치료를 받은 지 8~24일 안에 HLH 증상이 나타났다. 이 들 가운데 6명은 하루에 25~250㎎의 라모트리진을 일주일에 세 번씩 투여 받았다.

현재 7명은 라모트리진 투여를 중단하고 치료를 받아 상태가 호전됐으며, 1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HLH란 우리 몸에 감염이 일어나면 바이러스와 싸우는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혈액과 장기 등을 공격하는 희귀성 질환이다. 발병률은 국내(2015년)를 기준으로 연간 80만명당 1명꼴이며, 국내에서는 한해 62.5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증상은 열·호흡곤란·피부발진·간비대 등이며 환자의 생존율은 54%로 낮은 편이다.  

FDA는 1994년 라모트리진을 간질(발작장애)과 조울증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 성분으로 만들어진 약은 글로벌 제약기업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라믹탈’(lamictal)정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라믹탈정과 함께 라미아트정(대웅제약), 테바라모트리진츄어블정(한독테바), 라모스탈정(명인제약) 등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FDA 관계자는 “조만간 라모트리진을 주성분으로 하는 약에는 이 같은 부작용을 경고하는 주의문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해당약물을 사용하고 있는 환자 가운데 HLH증상이 나타난 환자는 즉시 의료진과 상담하고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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