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됐다”(문재인 대통령) “평화와 번영, 새로운 역사의 출발 신호탄 쏜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다”(김정은 국무위원장)

2018년 4월27일 오전 10시15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됐다. 남북 정상은 본격 회담에 앞서 이같은 내용의 기조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여기까지 11년이 걸렸다”며 “걸어오니까 왜 오기 힘들었나 생각이 들 정도로 만감이 교차하는 200m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리의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도록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합의가 발표돼도 이행되지 않으면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낙심을 주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평화와 번영, 새로운 역사의 출발 신호탄 쏜다는 마음가짐으로 왔다”며 “오늘 툭 터놓고 이야기 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만남을 축하하듯이 날씨가 화창하다”며 “온 세계가 이 곳을 주목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순간 판문점은 분단이 아닌 평화의 상징이 됐다”며 “오늘 상황을 만들어낸 김 위원장의 용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며 “하루 종일 시간이 있으니 10년 간 못 다한 이야기를 종일 하자”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위해 농담도 건냈다. 김 위원장은 “오늘 만찬 음식 이야기 많던데 멀리서 평양냉면을 가져왔다”고 말하며 “멀다고 하면 안되겠구나”라고 회담장에 웃음을 가져왔다.

남북 정상의 만남은 11년 만이다. 특히 지난 2000년, 2007년 정상회담과 달리 우리 정상이 평양을 간 것이 아니라 북한 최고 지도자가 처음으로 남북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어 왔다.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도보로 넘은 뒤 차를 타고 평양에 갔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9시 30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김 위원장이 북측에서 내려오고 문 대통령이 기다렸다. 이들 양 정상은 군사분계선을 사우에 두고 악수를 나누면서 첫 만남을 시작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안내에 따라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건너왔다. 두 정상은 기념촬영을 하고 이 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서 잠깐 북측에도 넘어가서 사진 촬영을 할 것을 권유했다. 예정에 없었지만 문 대통령은 흔쾌히 분계선을 건너 북측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또 화동 2명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화동은 민통선 안 대성동 마을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라며 “어린이 환영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은 자유의 집 우회도로를 걸어서 판문점 자유의 집 주차장에 마련된 공식환영식장까지 약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두 정상은 오전 9시 40분께 사열대 입장 통로 양 옆으로 도열하고 있는 전통기수단을 통과해 사열대에 올랐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우리 군 사열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도 평양 방문 시 북쪽의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한 적이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 김 위원장에게 우리 측 수행원을 소개하고 북측 수행원을 소개받았다. 우리측 수행원은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장관, 강경화 외교부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주영훈 경호처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조한기 의전비서관이 참석했다.

북측 수행원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휘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함께 했다.

두 정상은 우리 측 수행원과 북측 수행원을 서로 인사를 나누도록 안내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는 예정에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두 정상은 평화의 집 1층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평화의 집 1층에서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서명을 했으며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했다. 김 위원장은 방명록에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출발점에서’라는 문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