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5.09 13:57

"통일되면 일자리 있을 거라 기뻐했다…구속할 게 아니라 정책부터 살펴야"

<사진=JTBC방송캡처>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단식 농성 중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31)씨의 아버지가 "(아들의)배후가 있다면 저렇게 잡혀가겠나"며 "난 문재인 대통령을 뽑지 않았고 자유한국당원이다"라며 배후설에 선을 그었다. 

8일 뉴시스에 따르면 아버지 김씨는 "우리 아들은 오래 취업난에 고생하다가 통일로 생길 일자리에 희망을 가진 청년일 뿐이다.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한 홍준표 대표에게 실망해서 저지른 일"이라고 전화 인터뷰를 통해 주장했다. 

그는 "아들이 그 많은 인민들 고생시키냐고 평소 김정은을 욕하다가, 이번에 김정은이 마음을 바꿔먹은 거에 대해 굉장히 놀라했다"며 "취업이 힘든 데 대한 실망이 계속되면서, 면접 사기를 당하고 강원도에서 올라오는 길에 남북정상회담을 부정적으로 말한 홍준표 대표를 찾아 국회로 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자유한국당원이다. 다들 (당원 신청서에) 사인할 때 같이 한 정도라 크게 관심은 없었지만, 그런데 이번에 남북회담을 정치쇼라고 한 건 너무 잘못됐다. 온 세계가 지지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건데. 홍준표 대표에게 실망했다"며 "아들도 대선 때 문 대통령을 뽑지 않았고, 만약 배후였다면 (아들이)잡혀가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배후설을 부인했다고 뉴시스는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은 면접 사기를 당해도 따지지 못할 만큼 순수한 아이"라며 "취업이 잘 되는 좋은 환경이었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도 않을 거다. 아들을 구속할 게 아니라 이런 정책적인 부분을 살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버지 김씨에 따르면 피의자 김씨는 취업난에 고통받으며 텔레마케터와 피자 배달부 등 단기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김씨는 동해 소재 포클레인 업무 인력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면접을 갔다가 실제로는 원양어선 인력을 구하는 것임을 알고 좌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씨는 지난 5일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 중이던 김 원내대표에게 악수하는 척하며 다가갔다. 김 원내대표가 악수에 응하려 하자 갑자기 주먹으로 김 원내대표의 턱을 가격했다. 김씨는 한국당 당직자들에게 제압 당해 경찰에 넘겨졌다. 

그 과정에서 김씨는 "(남북 정상 합의문을) 국회 비준해 달라고 하는데 그렇게 어렵나"고 소리쳤다. 

경찰 조사에서 "홍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을 '정치쇼'라고 비방하는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어 처음에는 홍 대표를 찾아간 것"이라고 진술했다.

사건 당일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긴급성명에서 "야당 원내대표에 가한 정치테러를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배후와 정치적 음모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도 "(피의자가) 혼자 저지를 것이 아니다. 배후 조사를 해야한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현재 피의자 김씨는 변호인을 거절하고 법원이 결정하는 처분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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