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5.12 06:14

1000만원 초반 가격에 각종 편의사양...생계형 경상용차시장 흥행예상

CK신원모터스가 국내시장에 출시하는 경상용차·SUV 라인업.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조악한 품질과 취약한 안전성, 엉성한 디자인 등으로 놀림감으로 전락했던 중국산 자동차들이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국내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확실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A/S망 확보와 품질경쟁력 제고가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내 유일의 중국차 수입사인 신원CK모터스는 지난 10일 중국 동풍소콘의 경상용트럭 및 밴 5종을 공개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특히 회사는 경상용차를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에는 중형 SUV '글로리‘의 가솔린모델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도 들여오기로 했다.

국내 경상용차 시장과 SUV 시장에 중국차들이 밀려들면서 자동차 시장 전체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중국차들은 유럽 및 일본 브랜드의 고급차 위주로 형성된 수입차 시장 대신 독점지위를 누리던 동급의 국산차들과 경쟁해 틈새시장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원CK모터스는 지난해 1월 중국 북기은상자동차의 SUV 모델인 ‘켄보600’을 처음 들여와 큰 관심을 받았다. 당초 회사는 켄보600을 국내 시장에서 연간 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정했지만 500여대에 그쳐 기대를 따라가지 못했다. SUV 시장은 국산 차종의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인데다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되는 경상용차 모델은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로 생계형으로 쓰이는 상용차는 가격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데다 기존 국산차종인 라보‧다마스, 포터‧봉고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각각 14년, 27년 간 풀체인지(완전변경)없이 판매되고 있는 현대차 포터와 한국지엠 다마스. <사진=뉴스웍스DB>

국내 상용차 시장은 일부 국산차들이 독과점 지위를 갖고 있어 오랜기간 동안 풀체인지(세대변경)없이 가격만 높아지며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1톤트럭인 현대차 포터2와 기아차 봉고3는 지난 2004년 출시 이후 14년 간 현행모델을 이어오고 있다. 심지어 한국지엠의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대우자동차 시절인 1991년 첫 출시 이후 두 번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만 거쳤을 뿐 27년째 그대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소상공인의 생계형으로 주로 팔리는 상용차들은 국내서 완전한 독과점 체제”라며 “경쟁자가 없다보니 수십 년 간 상품성 개선이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에 출시한 중국 경상용차들은 1000만원대 초반의 저렴한 가격에도 기존 다마스와 라보에 없는 각종 편의사양과 안전장치를 적용했다”며 “품질이 과거보다 크게 향상된 만큼 가성비를 내세운다면 충분히 국산차종들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김 교수는 중국산 상용차가 흥행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품질까지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뿐만 아니라 다마스와 라보는 환경규제를 충족하지 못해 2020년 단종될 예정인 만큼 이 때까지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한다면 단숨에 시장을 장악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중국차의 흥행조건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안전성 및 품질 확보와 확실한 A/S 보장으로 꼽힌다. 동풍소콘의 제품 판매를 위해 전국에 30개 판매망을 확보한 신원CK모터스는 서비스네트워크도 전국 114개(북기은상 포함)를 구축했다. 신원CK모터스에 따르면 사후 서비스를 위해 이미 10만달러 규모의 부품을 미리 확보한 상태다. 특히 연말까지 동풍소콘만의 정비네트워크가 전국에 100곳 이상 새로 생길 예정이다.

또 회사는 기술력과 품질경쟁력 역시 기존 중국차와는 다르다며 자신감을 내비치는 모습이다. 신원CK모터스는 “동풍소콘은 중국 내 두 번째 자동차그룹(동풍자동차)의 수출전문기업으로 영국, 스위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전세계 70여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최근 유로앤캡 충돌테스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하며 유럽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만큼 국내서도 판매가 확대되면 부정적 인식이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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