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5.15 14:35

고려대구로병원 심재정 교수팀, 국내 첫 대규모 환자 장기추적 조사

서울 광화문 광장에 미세먼지가 자욱하다. <사진=환경부>

[뉴스웍스=고종관기자] 미세먼지가 심한 날부터 3일 뒤에 폐질환에 의한 입원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입원환자 수도 비례한다는 사실이 대규모 조사에 의해 실증됐다.

고려대구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심재정, 최주환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급성 악화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국내 첫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고 15일 밝혔다.

심 교수팀은 2015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고대구로병원에 입원한 40세 이상 COPD 급성 악화환자 374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과 COPD 위험도의 상관관계를 비교·분석했다.

대기오염 측정치는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오존, 이산화질소, 산소포화량, 일산화탄소 6가지 대기오염물질을 수치화한 통합대기환경지수(CAI, Comprehensive Air-quality Index)를 활용했다.

교수팀은 882일 동안 COPD가 악화돼 입원한 환자 374명을 환경지수에 따라 분석한 결과, 대기오염이 좋음 수준에 비해 보통 이상에서 입원환자가 1.6배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6가지 대기오염 물질 중 미세먼지(PM10)가 30㎍/㎥ 이상일 때 입원율이 가장 높았다.

또 미세먼지가 높은 날을 기준으로 3일 뒤에 급성악화로 입원하는 환자가 가장 많았다.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체내에 흡수되면 면역세포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데 이 기간이 평균 3일 걸린다”고 해석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입원과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병원 심혈관센터 심재정 교수는 “이번 연구로 미세먼지와 COPD 발병 위험에 대해 확실히 입증됐다”며 “COPD 환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2~5월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COPD' 4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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