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5.16 16:38
이뮤노페레시스 필터(좌)와 작동원리 <사진=이뮤니콘>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혈액에 존재하는 '면역 억제제'를 걸러주는 필터가 획기적인 의료기기로 인정 받아 빠른 상용화 과정을 밟는다. 이 필터는 암환자의 치료를 위해 고안됐으며, 면역력을 약화키는 특정 인자를 걸러 면역체계가 종양과 싸우는 힘을 증가시켜준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이뮤니콘’(Immunicon)사가 개발한 ‘이뮤노페레시스’(Immunopheresis)를 ‘획기적 의료기기’(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로 지정하고 빠른 상용화를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필터는 전이성 고형종양이 발생한 말기암 환자의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병원 등에서 사용중인 ‘혈액성분채집’(apheresis)기에 호환된다. 혈액성분채집기는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일부 성분을 제거하고 다시 환자에게 수혈하는데 사용되는 기기로, 혈액투석기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이뮤노페레시스를 장착한 혈액성분채집기는 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만 걸러내고 남은 혈액은 다시 환자에게 돌려보낸다. 이 과정을 거치면 혈중 사이토카인 농도는 낮아지며, 환자의 면역체계는 전보다 강력한 힘으로 암 세포와 싸울 수 있게 된다.

항암제 투여를 통한 치료법은 다양한 부작용이 뒤따르지만, 이 기기는 체내 면역체계의 성능을 높이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부작용의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전임상시험에서는 필터를 통해 혈중 사이토카인 농도가 낮아진 동물의 체내 항암면역반응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FDA는 현존하는 치료기술보다 더 높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기기 혹은 신기술을 보유한 기기를 획기적 의료기기로 지정하고 심사에 걸리는 시간 등을 단축시켜 빠른 상용화를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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