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5.19 06:36

種 뛰어넘어 사람에게도 전염 가능성

<사진=뉴스웍스>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돼지에게 설사 등을 일으키는 ‘폴사인 델타코로나바이러스’(Porcine deltacoronavirus)가 사람에게도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당 바이러스가 향후 사스(SARS)·메르스(MERS) 등과 같은 동물 매개 감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의 몸에서 추출한 세포를 폴사인 델타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시킨 결과 해당 세포에 감염이 일어났다.

연구진이 배양한 세포는 ‘CD13’으로 알려진 ‘아미노펩티다아제’(aminopeptidase N)였으며, 포유류와 조류 등에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corona virus)를 수용한다.

연구를 진행한 스콧 케니 교수(수의과) “수용체는 잠긴 문과 같다”며 “특정 종을 상대로 감염을 일으켰다는 것은 바이러스가 그 종에 대한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을 뛰어넘어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수용체를 찾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폴사인 델타코로나바이러스는 조류에게서 최초로 발견됐다. 하지만 2012년에는 중국 돼지농장에서 발견됐으며, 2014년에는 미국 오하이오주 돼지농장에서 집단 설사 등을 유발했다.

현재까지 해당 바이러스에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폴사인 델타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중증급성 호흡 증후군) 또는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처럼 동물을 매개로 사람에게 발병하는 신종 감염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사스는 2002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병원균의 주범은 박쥐였다. 메르스는 2012년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감염사례가 보고됐으며, 전문가들은 낙타가 사람에게 해당 바이러스를 옮겼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한 린다 세이프 교수(수의과)는 “이번 연구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를 대상으로 실시됐기 때문에 해당 바이러스가 사람에게도 치명적이라고 완벽히 결론 내리기는 힘들다”며 “조만간 살아있는 닭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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