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5.23 07:54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노무현재단 홈페이지>

[뉴스웍스=김동호기자] 23일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9주기를 맞아 그의 묘역이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추도식이 거행된다.

이 날 추도식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장남 건호씨 등 유족과 평소 그와 뜻을 같이 했던 노무현 재단 인사들, 참여정부 인사들이 모여 그를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그러나 고인의 '영원한 친구'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추도식에 함께 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첫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노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와 함께 국정에 충실히 임할 것을 다짐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당시 추도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틋함을 여러번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해 故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노무현 재단 홈페이지>

문 대통령은 “제가 대선 때 했던 약속, 오늘 이 추도식에 대통령으로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해주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며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들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다”며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들로 되살아났다. 그리고 끝내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와 인권과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와 이념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그의 꿈이었다"면서 "그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 대통령부터 초법적인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서민들의 언어로 국민과 소통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이상은 높았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사회, 특히 우리의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 하지만 이제 그 꿈이 다시 시작됐다. 노무현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 우리가 함께 꾼 꿈이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했다”며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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