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5.22 12:00

김동현 연세대 교수팀

유리기판 위에 제작된 금 나노섬 구조를 활용하여 나노미터 크기의 극소 부피 빛이 유도된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뉴스웍스=문병도기자] 국내 연구진이 일반 광학 현미경에 장착해 생체물질을 보다 명확히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나노등대를 개발했다. 

김동현 연세대 교수, 손태황 연구원, 문귀영 연구원은 빛의 다방향 입사를 이용하여 극소 부피의 빛이 금속 나노칩 위의 모든 물질에 비추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반적으로 쓰이는 전반사 형광현미경은 수백 나노미터 크기까지 밖에 분별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이 같은 해상도는 바이러스 이동이나 암세포 형태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기 어렵다.

최근 현미경에 부착하는 금속 나노칩이 개발되어, 극소량의 빛을 형성함으로서 해상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유리 기판 위에 나노 크기의 금 입자가 부착된 ‘금 나노섬’이 간단하고 경제적인 제작방법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빛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어서 관찰 대상이 특정 위치에 놓이지 않으면 관찰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칩의 거의 모든 부분에 빛을 쪼이는 다채널 광변조 시스템, 이른바 나노등대를 구축했다. 마치 바닷가의 등대가 전등을 회전시키며 어둠 속에서 바다의 곳곳을 비추듯, 나노등대는 입사광의 각도와 방향을 변조하여 금속 나노칩 위의 다양한 위치에 극소 부피의 빛을 형성한다.

나노등대는 금속 나노칩 위의 관찰 가능한 영역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준다. 측정 결과, 한 방향 입사조건에서는 나노칩 표면의 25%만 빛이 조사되는 반면 여러 방향 입사조건에서는 나노칩의 90%를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개발된 기술은 일반 현미경에 접합함으로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특수 장비가 불필요하며, 쉽고 간편하게 바이러스와 단백질 등을 관찰하고 영상화할 수 있다.

동현 교수는 “이 연구는 전반사 형광현미경에 금속 나노칩을 접목하여 잉여공간 없이 나노칩 상의 모든 물질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라며 “암세포를 비롯한 특정 세포와 세포 내에서 움직이는 기질 및 단분자를 영상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스 5월 22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김동현(왼쪽) 교수, 손태황 연구원, 문귀영 연구원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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