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5.23 13:20

스파크에 고객취향 반영 '스페셜 에디션' 도입…대형SUV 출시도 '검토'

카허 카젬(가운데) 한국지엠 사장이 23일 서울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열린 더 뉴 스파크 출시행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경보기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한국지엠은 강점인 안전성을 극대화한 더 뉴 스파크를 앞세워 잃어버렸던 고객신뢰를 되찾아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앞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신차 출시와 제품 구성에 적극 반영할 뜻을 분명히 했다. 

“쉐보레가 돌아왔습니다. 판매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늘려 고객들에게 쉐보레 오너라는 자부심을 불어넣겠습니다”. 데일 설리반 한국지엠 영업‧마케팅 부사장이 23일 서울 성수동 어반소스에서 열린 더 뉴 스파크 출시행사에서 거듭 강조한 말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들은 이날 더 뉴 스파크를 공개하면서 작정한 듯 경쟁상대인 모닝을 수차례 직접 언급했다. 경차는 위험하다는 소비자 편견을 깨뜨리고 빼앗긴 경차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판매목표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매월 5000대 이상 팔리는 모닝의 판매량 따라잡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구혜선을 모델로 삼고 더 뉴 스파크의 본격적인 판촉에 들어간 한국지엠은 ‘모닝 타도’를 위해 단단히 벼른 듯한 모습이다. 이날 출시행사에는 CF를 촬영한 구혜선씨가 직접 참석해 “저는 경차 마니아”라며 지원사격을 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지엠은 모닝과의 비교 우위로 안전성을 강조했다. 김동석 한국지엠 차량안전본부 전무는 스파크의 안전성과 관련해 “경차로서 유일하게 2016년 신차안전도평가 충돌안전성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개를 획득했지만 모닝은 두 개에 그쳤다”며 “여성운전자평가가 도입된 지난해에도 여성 에어백 머리충격 완화 부문에서 양호 등급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에 따르면 모닝은 스파크와 달리 여성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머리를 부딪혀 열등등급에 그쳤다.

이처럼 한국지엠이 스파크의 안전성 홍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안전성이 뒤처지는 모닝에 시장을 완전히 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파크는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 미국시장에서 1만6627대가 판매돼 경차부문 1위에 오른 글로벌 차종이다.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높고 경차 노하우도 풍부한 일본업체들도 스파크를 이길 수는 없었다.

한국지엠이 설계하고 전량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전세계 28개국에 수출되는 스파크는 정작 한국시장에서는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스파크의 4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0.3%나 쪼그라들었고 전월 대비로도 12.3% 급감했다. 올해 1~4월 판매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330대)보다 35.9%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 5293대을 기록한 모닝은 올해 총 1만9693대의 누적판매량을 기록해 스파크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더 많이 팔렸다.

특히 이번 출시행사에 참석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한국지엠이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대표차종인 스파크가 경쟁상대에게 자리를 내준 뒤에야 비로소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모양새다.

더 뉴 스파크는 주로 젊은층이 구매하는 경차시장을 고려해 고객들이 개성을 표출할 수 있도록 차량의 루프와 사이드미러, 범퍼 등에 다양한 포인트 색상을 주는 '투톤 컬러 스페셜 에디션'을 제공한다. 소형 SUV 시장의 스테디셀러인 쌍용차 티볼리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른 듯 다양한 데칼을 도입해 고객들의 입맛을 충족시켰다. 또 미스틱 와인, 캐리비안 블루, 팝 오렌지 등 새로운 외장 색상을 적용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했다.

특히 올 뉴 크루즈 등 신차를 경쟁차종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해 도마 위에 올랐던 한국지엠은 더 뉴 스파크의 가격을 기본 가격 기준으로 오히려 20만원 낮췄다. 내수 시장에서 판매와 고객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장 인기있는 LT트림에서 자동변속기를 추가하면 1355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경영정상화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한국지엠은 더 뉴 스파크를 시작으로 향후 5년 간 15종의 신차 또는 상품성 개선모델을 한국시장에 출시하기로 약속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해 신차계획에 반영하겠다는 게 이날 참석한 임원진들의 일관된 메시지였다.

이날 카허 카젬 사장은 “중형 SUV 이쿼녹스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 출시하고 그 전에 열리는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공개할 것”이라며 “SUV의 인기는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시장의 트렌드인 만큼 이를 라인업 구성에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데일 설리번 부사장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쉐보레의 글로벌 모델 가운데 만나보고 싶은 차종을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다”며 “고객에게 제공되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설리번 부사장은 대형 SUV인 서버번의 국내 출시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설문조사에서 서버번을 선택해준 국내 소비자들이 많았다”며 “이 제품을 적기에 국내시장으로 들여올 수 있는지 또 적절한 수요가 있는지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주차환경과 주행환경, 시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시를 저울질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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