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5.24 15:19
<자료=금융감독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금융사들이 자체신용도를 보수적으로 부여하면서 최종등급이 오히려 더 높은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 계열사의 절반 이상은 자체신용도와 최종등급이 동일했다.

올해부터 자체신용도 전면 공시됨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1분기 중 공시된 135개사(금융회사 63개사, 일반기업 72개사)의 자체신용도 현황 분석 결과를 24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135개사 가운데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높은 경우는 72개사이며 동일한 경우는 61개사로 나타났다. 낮은 경우는 2개사에 불과했다.

우선 금융회사 63개사 가운데 46개사(73.0%)는 1노치, 4개사(6.4%)는 2노치 각각 높았다. 노치는 신용등급을 매기는 알파벳에 ‘+, 0, -’를 부여하는 부단위다.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가 동일한 금융회사는 13개사(20.6%)였으며 낮은 경우는 없었다.

은행 11개사 가운데 9개사(81.8%)는 정부 지원가능성이 감안돼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1노치 높았으며 2개사(18.2%)는 2노치 높았다.

증권 20개사 중 8개사(40.0%)는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와 동일했다. 반면 12개사(60.0%)는 금융지주회사 및 대주주의 책임부담 가능성 등이 고려돼 최종등급이 1노치 높았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의 경우 카드사 7개사(100%)와 할부리스사 16개사(76.2%)는 주요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의 자회사인 덕택에 최종등급이 1노치 높았다.

또 일반기업 72개사의 경우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가 동일한 기업이 절반이 넘는 48개사(66.7%)로 나타났다. 1노치 높은 경우는 22개사(30.5%)였으나 1노치 낮은 기업도 2개사(2.8%)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중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계열사 52개사 가운데 29개사(54.7%)는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가 동일했다. 22개사(41.5%)는 계열의 지원가능성 반영으로 1노치 높았다.

다만 현대오일뱅크, 두산 등 2개사(3.8%)의 경우 대규모기업집단의 주력 계열사로서 타 계열회사에 대한 지원 부담으로 최종등급이 자체신용도보다 오히려 1노치 낮았다.

일반기업 가운데 비기업집단인 19개사는 모두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가 같았다.

한편,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 간 등급에 차이가 발생한 비율은 금융회사(79.4%)가 일반기업(33.3%)에 비해 현저히 높았다.

다만 금융회사의 경우 계열 뿐 아니라 정부 지원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최종 등급이 자체신용도 보다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일반기업은 계열의 지원가능성이 주로 반영되고 우량회사 위주로 회사채 발행이 집중됨에 따라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가 동일한 경우가 66.7%를 차지했다.

또 대규모기업집단의 등급 간 차이가 비기업집단에 비해 높게 나타난 가운데 SK(7사), LG(6사), 롯데(3사), 두산(2사) 순으로 등급 차이가 많이 발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체신용도가 다른 회사 간 발행금리를 비교해본 결과 최종등급을 기준으로 발행금리 및 유통금리가 결정되는 시장관행에 따라 자체신용도 공시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최종등급과 자체신용도 간 차등요인의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통해 등급산정의 객관성 및 신뢰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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