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8.05.24 17:49
6년 만에 언론인터뷰·강연 적극 나서…코웨이 재인수 나서나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지난 2012년 법정관리를 딛고 일어선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이 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룹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샐러리맨 신화’로 불리는 윤 회장은 74세의 고령에도 언론 인터뷰는 물론 CEO 포럼 강연에도 나서는 등 렌털사업 재개에 의욕적인 모습이다.
aSSIST CEO 포럼(회장 윤은기)은 윤석금 회장이 24일 서울 장충동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조찬세미나에서 참석해 ‘사람의 힘’을 주제로 강연했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세미나에는 김태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윤은기 한국협업협회 회장 등 CEO 및 각계인사 90여명이 참석했다.
강연을 통해 자신의 경영철학을 소개한 윤 회장은 “늘 긍정적인 생각과 적극적인 태도로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의 원동력은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면서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강연에서도 웅진 고객사 대표와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웅진그룹의 기업문화를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윤 회장은 법정관리 이후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 자리를 갖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윤 회장은 롯데월드타워 강연을 마치고 조선비즈와 만나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모든 제품을 빌려쓰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초거대 산업으로 떠오를 렌털 분야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회장은 2013년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코웨이를 재인수할 뜻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은둔하던 윤 회장이 운신의 폭을 확대하는 이유는 올해가 렌탈사업을 주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원년이기 때문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2월 27일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가전 8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웅진렌탈’을 출범하고 렌털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웅진렌탈은 서울과 부산 등 주요 도시에 약 30개의 지국을 세웠고 100여개의 대리점까지 모집했다.
웅진그룹은 법정관리의 아픔을 뒤로하고 빠른 속도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웅진렌탈은 영업을 시작한 지 40일 만에 1만명의 고객을 확보해 업계 최단 기록을 세웠다. 통상 렌털 고객 1만명을 확보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이 걸리지만 그간 쌓아온 렌털사업 노하우가 빛을 발한 셈이다. 웅진렌탈은 서비스 관리조직과 대리점·방문판매 인력 등의 현장조직 인력을 2000명까지 늘려 영업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1989년 정수기 사업을 처음 시작한 웅진그룹은 정수기 렌털서비스의 원조다. 하지만 2012년 경영위기가 닥치자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주력 계열사인 코웨이를 이듬해 1월 MBK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당시 5년간 정수기 사업에 나서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코웨이를 매각한 웅진그룹은 올해 렌털사업에 재진출하게 됐다.
성공적으로 렌털시장에 다시 진입한 윤 회장은 렌털사업 재기의 남은 퍼즐인 ‘코웨이 재인수’를 노린다. 하지만 MKB파트너스가 보유한 코웨이 지분(26.8%)를 다시 인수하려면 최소 1조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점이 걸림돌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웨이의 시장가치는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고려한다면 2조원은 충분히 넘기 때문에 웅진이 단독으로 인수하긴 힘들다”면서도 “최고의 외판원, 샐러리맨 신화로 알려진 윤 회장이 적극 나선다면 투자 유치는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