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6.22 06:26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심한 스트레스가 우리 몸의 면역반응을 자극해 류마티스 관절염·크론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한국시간) 미국의사협회지(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아이슬란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3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체계는 체내에 침투한 세균 등을 공격해 우리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면역체계가 이상을 일으킬 경우 정상세포까지 적으로 인식해 공격하고, 이 과정에서 셀리악병·크론병·류마티스관절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셀리악병은 밀가루 등에 들어있는 단백질인 ‘글루텐’을 소화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영양분 흡수가 안되다 보니 영양실조·빈혈·두통·피로·우울증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 장질환으로 설사·복통·체중감소 등의 주요 증상을 동반한다.

연구진은 1981년부터 2013년까지 스웨덴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급성 스트레스 반응(acute stress reaction) 등과 같은 스트레스 관련 질환으로 진단 받은 10만6000명과 일반인 100만명의 건강상태를 비교분석 했다.

분석결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각종 자가면역질환에 걸릴 확률이 36%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경우 다른 환자보다 건선·셀리악병·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컸다. 이들이 가장 걸리 쉬운 질환은 셀리악병이었고, 유병률이 가장 낮은 질병은 류마티스 관절염이었다.

다만 항우울제를 복용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의 경우 자가면역질환 유병률이 낮게 나타났다. 이를 두고 연구책임자 황 송 교수(가정의학과)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와 같은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것이 자가면역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스트레스가 면역체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스트레스로 생기는 불면증과 증가하는 흡연·음주 횟수 등이 종합적으로 몸에 해로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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