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6.24 05:01

대내외 불확실성 커져 '7월 인상설' 무리...골드만삭스, 10월 예상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간 금리역전 격차가 더 벌어진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한미 금리 격차 확대에 따른 외국인 자본유출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및 고용불안 등 우리 경제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에 예상됐던 7월 금리 인상설은 다소 사그라지는 모습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이어가고 물가상승율도 목표치에 근접할 경우 통화정책 완화정도를 추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는데 대내외 여건이 이를 받쳐주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가계부채나 외국인 자본유출보다는 국내외 경제상황에 초점을 둘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경기개선 여부가 금리 인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7월 인상은 다소 무리라는 관측이다. 

따라서 향후 경기지표를 살펴본 뒤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망경로를 수정하고 8월 이후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골드만삭스는 연초 우리나라의 금리 조정과 관련, 7월 인상을 예상했으나 지난달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을 거론하면서 10월 인상으로 전망을 조정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 경제 회복세 흐름 속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시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다만 미국이 내달 6일부터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키로 하고 이에 질세라 중국도 미국 농산물 등 659개 품목에 25%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반발하면서 미중 무역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코스피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환율은 1110원을 상회하는 등 우리 경제가 흔들렸다.

<사진=뉴스웍스DB>

특히 최근 부진한 고용상황은 금리인상에 부담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는 1월을 제외한 2~5월 간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4월 10만명 초반 대에 그쳤던 취업자 증가수는 5월 7만명대에 그치면서 최악인 상태다. 

추경 등이 투입됨에 따라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출도 4월 일시 감소 전환한데 이어 6월 1~20일도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우리 경제 회복세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 확대될 경우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금리인상 여부는 한미 간 금리 차보다는 실물경제 개선여부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둘 것”이라며 “향후 통화정책 여력 확보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은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재 한국경제가 처한 여건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 결정은 경제 주체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줘서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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