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6.29 05:08

[뉴스웍스=문병도기자] LG그룹을 이끌게 된 구광모 상무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이다. 

하지만 그에겐 친부가 따로 있다.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다. 

구본무 회장에게도 친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1994년 6월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구연경, 구연수 두 딸밖에 없었던 구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아들’이 필요했다. 결국 구 회장은 2004년 가족회의를 통해 조카인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LG그룹의 전통인 장자승계 원칙을 위한 결정이었다. 

LG는 유교적 가풍에 따라 철저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해 왔다. 

1969년 창업주 구인회 회장이 작고했을 때 재계에서는 함께 사업을 일으킨 첫째 동생 구철회 씨가 총수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구철회 씨 5형제는 장조카인 구자경 씨(현 LG그룹 명예회장)를 회장에 앉혔다. 구본무 회장의 뒤를 이어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아닌 구광모 상무가 후계자로 선택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전략부문에서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 

구 상무는 미국 뉴욕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해 1년 후 과장을 달았다. 이어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 홈엔터테인먼트(HE) 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 창원사업장과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및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한 그는 LG의 주력 및 미래 사업을 탄탄히 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 특히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해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부터 그는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으로서 글로벌 사업을 이끌었다.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포르 등 글로벌 현장을 방문하며 사업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 왔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등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했다.

구 상무는 평소 직원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하고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행을 깊이 챙기고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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