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6.29 05:19
LG그룹은 즐거운 일터 만들기를 강조하고 있다. LG CNS 신입사원들이 선배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을 찾아 발랄한 율동으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LG그룹>

[뉴스웍스=문병도기자] 구광모 상무 앞에는 ‘70년 성과를 기반으로 100년을 넘는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놓여있다. 구 상무는 고(故) 구본무 회장이 다져놓은 사업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다.

구 상무가 이끌어갈 LG그룹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하지만 그 동안 LG그룹의 근간이 된 ‘인화경영’이 구 상무의 모토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여러 사람이 서로 화합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인화(人和)’는 LG그룹의 기업문화 가운데 하나다. LG그룹은 특정 부서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도 ‘벌’을 내리기 보다는 좋은 결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고, 쉽게 내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LG그룹은 70개 계열사를 거느리며 연매출 16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LG는 이 같은 성과의 중심에 ‘인화경영’이 있다고 강조한다. “한번 사귀면 헤어지지 말고 부득이 헤어지더라도 적이 되지 말라”는 구인회 창업주의 창업 정신으로, '인화'는 LG를 이어온 버팀목이 된 덕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가 삼성에 뒤처지는 이유는 ‘제일주의’, ‘신상필벌’을 내세우지 않고 ‘인화’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그렇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한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 ‘인화’가 중요한 덕목이긴 하지만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모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LG전자는 연공서열을 기반으로 한 ‘직급’ 보다는 역할 기반의 ‘직책’을 중심으로 조직문화를 바꿔나가고 있다. 조직을 3단계(사원-선임-책임)로 개편하고 성과에 따라 누구든 파트장이나 팀장, 리더 등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직급이 낮더라도 성과를 내면 높은 직책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기존 ‘연공서열’의 분위기가 강했던 조직에서 탈피해 ‘전문성’ 중심으로 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아직 나이가 어린 구광모 상무에게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올해 나이가 40세에 불과한 젊은 구 상무의 등극으로 LG그룹이 그간 보수적 문화에서 벗어나 성과를 중시하고 신상필벌의 분위기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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