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6.29 05:41

[뉴스웍스=문병도기자] 구광모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구본준(사진) LG 부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가의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구 부회장이 LG를 떠나 독립하는 것은 확정적인데, 어떤 사업을 분리해 독립할지가 관심이다. 구 부회장이 LIG·LS·희성그룹을 분리해 독자 경영하는 총수 형제의 전통을 이어간다면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던 기업들이 우선 물망에 오른다. 

구 부회장은 LG반도체·LG LCD(현 LG디스플레이)·LG상사·LG전자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전문경영인 이상의 성과를 보여줬다. 

구 부회장의 주요 재산은 지주회사 ㈜LG 주식으로 올해 3월 말 기준 1331만7448주(7.72%)를 보유하고 있다. 28일 종가(7만800원)로 따지면 9428억원이다. 

구 부회장이 LG그룹 내에서 가장 오랫동안 다닌 계열사는 LG전자다. 구 부회장은 1987년부터 1995년까지 8년간 금성사(현 LG전자)에 재직한 후 다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다시 경영을 맡았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LG전자를 갖고 독립하기는 어렵다. LG전자는 시가총액만 14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은 1999년부터 2006년까지 7년간 부사장과 사장, 부회장을 거치며 디스플레이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덩치 역시 너무 크다. 시가 총액만 7조원대가 달한다. 구 부회장의 자금으로는 독립경영에 불가능하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마지막으로 거론되는 곳은 LG상사다. 구 부회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LG상사의 경영을 맡은 바 있다. 재계에서는 LG상사가 구 부회장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상사의 시가총액이 1조원대 초반으로 구 부회장이 보유한 ㈜LG 지분평가액과 비슷한 규모다. 하지만 구 부회장이 제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분리독립 가능성은 반반이란 평가다. 

금액만 고려한다면 시간외대량매매로 최대주주를 노려볼 만한 계열사 후보는 시가총액이 3조2800억원 규모인 LG이노텍과 1조원 미만인 LG상사, LG가 지분 85%를 소유한 비상장사 LG CNS 정도로 좁혀진다. 

재계 관계자는 “주주대표 회의에서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한번 도전에 나설지, 아니면 안전을 추구할 것인지에 따라 선택 기업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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