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6.29 05:43

희성그룹·LG 지분팔아 상속세 실탄 지원할듯

구광모(왼쪽) LG전자 상무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구광모 LG전자 상무 시대가 본격 시작되면서 구 상무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역할론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구본능 회장이 구 상무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지분상속 과정에 힘을 실어주는데 앞장설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보여준 구본능 회장의 일련의 움직임은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구 회장은 계열사를 잇따라 상장한데 이어 동생인 구본식 부회장과 그룹을 양분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했다. 이 때문에 구본능 회장이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 구 상무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LG 지분은 구본무 회장 11.28%, 구본준 부회장 7.72%, 구광모 상무 6.24%, 구본능 회장이 3.45%씩 보유하고 있다. 구 상무는 선친 소유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데 내야 할 상속세만 약 1조원에 달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구본능 회장이 나서준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앞서 구본능 회장은 지난해 9월 계열사 간 지분거래를 통해 희성금속 지분 28%, 희성정밀 지분 43.3%를 모두 삼보이엔씨에 처분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약 13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구본능 회장은 지난 2014년 자신이 보유한 ㈜LG 지분 5.13% 가운데 1.1%를 구 상무에게 무상증여했다. 이를 통해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에 이어 ㈜LG 3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구본능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꾸준히 LG그룹의 지분을 매각하고 있어 확보된 자금을 친아들인 구 상무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투입할 수도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는 2015년 ㈜LG 지분 0.58%를 추가 매각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LG상사 주식(1.7%) 전량을 ㈜LG에 넘겼다.

한편 구본능 회장이 지원하더라도 막대한 상속세를 부담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구 상무가 법정상속분만 물려받고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법정상속분대로 상속받게 되면 구 상무는 본인 지분 6.24%의 지분에 상속분 2.51%를 더해 8.75%로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2대 주주는 구본무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7.95%)가, 3대주주(7.72%)는 구본준 LG 부회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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