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6.29 06:07

자동차조명업체 ZKW 1.4조원에 인수…바이오도 연매출 5500억원 '순항'

ZKW 직원이 차세대 헤드램프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4세 경영을 본격화한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차세대 먹거리인 자동차부품(전장)와 바이오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정면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로 세대교체된 LG그룹이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일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기업은 IT, 가전,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력업종 다수가 겹치는 만큼 바이오와 전장 등 미래 산업이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특히 LG그룹은 화학과 백색가전 분야에서 삼성보다 앞서나가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재계는 경영권 승계작업이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의 투자방향이 LG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LG와 삼성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한 자동차 전장 사업은 스마트폰만큼 미래 유망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장 산업은 2025년까지 사업 규모가 1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 같은 전장 사업을 위해 지난 2013년 VC사업본부를 설립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최근 오스트리아의 글로벌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무려 1조4000억원에 사들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등으로 전장 사업의 수직 계열화가 이뤄지면서 ZKW는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2년 늦은 2015년 11월 자동차 전장사업팀을 만들었지만 투자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016년 11월 독일의 세계적인 전장기업 하만을 국내 최대 규모인 약 9조3700억원에 인수하면서 전장기업으로 발전하겠다는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하만은 이미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양한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오디오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제공하는 업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바이오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바이오산업 역시 지난 2016년 이미 반도체 시장(370조원)보다 세 배가 넘는 1200조원을 기록하고 2022년에는 1800조원까지 확대될 최고 유망사업이다.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가파르게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사업 특성상 당장의 이익을 얻기는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LG그룹은 LG화학을 주축으로 바이오 분야에 꾸준히 투자해오고 있다. 전문의약품부터 바이오의약품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LG화학은 2012년 개발한 국내 최초 당뇨신약 제미글로를 개발해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매출 178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2017년 매출은 5515억원, 영업이익 535억원으로 삼성그룹의 바이오 사업보다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다.

삼성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중심으로 바이오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반도체 신화를 이을 신사업 1순위로 꼽힌다. 최근 3공장이 완공되면서 스위스 론자(29만ℓ)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8만ℓ)을 뛰어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36만ℓ)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승부를 걸겠다고 밝히면서 그룹의 대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를 대표하는 LG와 삼성은 40~50대 젊은 총수를 등에 업고 신성장동력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며 “빠르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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