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7.07 05:14

전문가 "다주택자들 임대 등록·자녀에 증여 나설 듯"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올 하반기 부동산시장의 날씨는 흐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6일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을 공개하고 3주택 이상자 등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 과세와 주택 과표 6~12억 구간 누진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집값이 비싼 서울 강남권 거래시장 위축과 일명 '똘똘한 한채'에 대한 수요가 대폭 늘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종부세 부담이 늘지 않은 상가와 빌딩 부속토지(별도합산토지) 등 수익형 부동산 쏠림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이번 보유세 개편안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공시가격 24억짜리 아파트 한 채를 소유한 1가구 1주택자는 이전 554만원이었던 종부세가 713만원으로 28.7%(159만원) 인상된다. 

그러나 3채 이상인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24억원일지라도 보유세는 종전 773만원에서 1341만원으로 73.5%(568만원)나 크게 뛰었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세무팀장은 "재정개혁특위 권고안보다 더 강화된 정부안이 발표되면서 집을 3채 이상 보유한 사람은 세금 부담이 적지 않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에 발표되는 공시가격이 상향 조정될 경우 3주택자는 최대 50%까지 세금 부담이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주 대비 7월 1주(2일 기준) 서울 전체 집값이 0.09% 올랐지만, 종부세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만 거의 유일하게 약세를 보였다. 강남은 지난주보다 0.10%, 송파는 0.08% 떨어졌고 서초구는 0.00%로 보합세를 나타냈다. 한국감정원은 이런 강남3구 내림세를 정부의 강한 부동산 억제책의 영향으로 재건축 단지 주변 시세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7월 1주(2일 기준)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매매값 변동 추이. <자료=한국감정원>

부동산 시장에서 한동안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절세를 위한 움직임도 빠르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반적으로 다주택자들은 당장 매각에 나서기 보다 당분간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일부 다주택자들은 종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임대 주택 등록이나 자녀 등녀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도합산토지 종부세는 부담이 늘지 않아 고정임대수입을 원하는 은퇴자들은 수익형 부동산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고가 부동산을 많이 보유할수록 보유세 부담이 강화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강북보다 강남권 거래시장 심리적 타격이 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 역시 "당분간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보유세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를 관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거래량이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