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7.10 09:01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김동호기자] 기내식 미지급 사태로 촉발된 아시아나 항공의 갑질논란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날 한 현직 승무원이 라디오 방송에 나와 박삼구 회장이 회사 방문시 ‘찬양가’를 부르고 포옹, 눈물 등을 강요받았다는 폭로가 나온데 이어 또 다른 충격적인 증언이 나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10일 CBS라디오에서는 또 한명의 승무원 A씨가 나와 “내가 사랑하는 회사인데 사실 많이 창피하다”면서도 “하지만 후배들한테 이런 비정상적인 문화를 물려주고 싶지 않고 단절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이 자리에 섰다”며 말을 시작했다.

A씨는 회사의 갑질 첫 사례로 “출산휴직 후에 들어오게 되면 회장님한테 ‘복직시켜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오게 한다”며 “내용이 중간관리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게 되면 다시 쓰게 하고, 그중에 가장 잘된 것들을 회장님에게 보여드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황당한 상황에 대해 진행자의 ‘혼자만 겪은 일이 아니냐’는 물음에 “저도 맨 처음에는 순수한 어느 한 분의 선배님의 감사의 편지 한 장으로 시작됐다고 믿고 싶다”면서도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한 장의 편지가 ‘회장님이 좋아하신다라’는 말을 들은 순간 중간관리자들의 지나친 충성 의욕으로 모든 복직하는 승무원들에게 관행적으로 쓰게 했다. 하지만 미투 그 이후로는 안 쓰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그 손편지를 시작으로 중간간부들의 충성이 지나치게 돼, ‘휴직 내내 회장님을 생각하며 1000마리의 종이학을 한 마리 한 마리 정성껏 감사의 마음으로 접었다’고 말하고 교관들이 시켜서 그걸 회장님한테 드렸다”며 “교관들이 추석 즈음해서 복직하는 승무원들에게는 ‘송편을 좀 빚어오는 게 어떻겠냐’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이런 상황에 대해 “중간관리자들이 시키는 것이다. 회장님은 자발적으로 이런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면서 “어느 순간부터 회장님이 이성을 잃어버린 듯 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회장이 나타나는 날에는 나이 많은 직원들은 빼버렸다’는 의혹에 대해 “회장님이 첫째 주 목요일에 새벽에 오시게 되는데, 그럴 경우에는 나이 많은 선배님들은 회장님 눈에 띄지 않게 근무를 되도록이면 배정을 하지 않는다. 회장님은 어린 후배들을 많이 좋아하시니까 되도록이면 나이 든 승무원들은 눈에 띄지 않도록 배정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날씬해 보이지 않는 승무원들은 암묵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 “그래서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줘서 스스로 그만두게 하기도 한다.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다른 갑질 문화로 기내식 제공 시 알루미늄 포일로 싸여져 뜨겁게 달궈진 용기를 장갑도 끼지 못하게 한 채 맨손으로 서비스하게 해 지문이 없어질 정도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와 향후 회사에 대한 희망에 대해 “우리 직원 모두 아시아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아시아나가 문 닫지 않게 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아시아나 직원들을 위해서 실패한 경영진들은 책임 있는 대책으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했으면 한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아름다운 사람들 그리고 건강한 기업 문화를 가진 아시아나 직원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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