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7.10 16:06
 촬영 기기의 내부 <사진=캘리포니아 공과대학>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기존의 유방암 진단 검사가 야기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새로운 촬영 기기가 개발됐다.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 의료공학 연구진은 고통을 동반하지 않고 검사에 걸리는 시간도 짧은 유방암 진단기기 ‘레이저-소닉 스캐너’(Laser-sonic scanner)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X선 촬영을 통한 유방암 검진의 경우 유방을 압박해 납작하게 펴는 작업이 선행되기 때문에 가슴을 쥐어 짜는 듯한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광음향단층촬영기술’(photoacoustic computed tomography ; PACT)이 적용된 레이저-소닉 스캐너는 이런 고통 없이 유방의 내부구조에 대한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이 기기는 낮은 파장의 레이저를 내보내 유방 조직을 진동시킨 뒤 조직이 방출하는 초음파를 측정해 세포와 핵의 밀도 등을 파악한다. 암이 발생한 세포는 정상세포보다 밀도가 높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조직이 방출한 초음파는 센서를 통해 수집돼 영상으로 표시된다.

또 레이저-소닉 스캐너를 통해 촬영된 영상에서는 조직의 혈관이 잘 드러나 암 진단 시 정확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종양은 성장을 위해 혈관 주변에 발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촬영에 걸리는 시간도 15초 밖에 걸리지 않는다. 환자는 촬영 시 영상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숨을 참아야 하는 시간이 짧아져 불편함을 덜게 된다.

특히 이 기기는 환자가 조영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강점도 존재한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시 내부 기관의 선명도를 높이기 위해 복용하는 ‘가돌리늄’(Gadolinium) 등은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며, 뇌에 몇 년 동안 잔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과정은 서서 진행하는 X선촬영과는 달리 누운 상태로 진행된다. 환자가 검사 테이블에 올라가 얼굴이 바닥을 향한 상태로 누워 가슴을 움푹 패인 부분에 위치하게 되면, 패인 공간에 설치된 기기가 유방을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레이저-소닉 스캐너의 진단 정확도는 유방암 환자 9명이 참여한 시험에서 확인됐다. 참여자들 해당기기를 통해 촬영을 받았고, 이 영상을 통해 전문가들은 8명에게 발생한 종양을 정확하게 찾아냈다.

개발을 이끈 리홍 왕 교수는 “이 기기는 높은 대조도(contrast)와 해상도, 그리고 3차원으로 구현된 유방 이미지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향후 다른 신체부위 촬영에서도 이런 장점이 나타날지 확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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