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7.11 16:16

12·13일 잇따라 6시간 부분파업…'임금인상' 대신 '양극화해소' 내건 노조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 5월 23일 울산공장에서 2018년 임단협 출정식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가 본격적인 ‘하투(夏鬪)’에 시동을 걸었다. 사측과 임단협 교섭 중인 현대차 노조는 12일과 13일 연달아 부분파업을 강행해 '노사공동위원회 구성'과 ‘완전 8+8 2교대’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는 임금인상 요구를 위한 파업으로 사회적 고립에 빠지자 이번엔 '양극화 해소'를 전면에 내걸었다.  

노조 대의원들은 10일 오후 제31-02차 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12일(1직 2시간‧2직 4시간)과 13일 각각 6시간 부분 파업에 나서는 계획을 확정했다.

특히 13일에는 금속노조 지침으로 임금인상 불가·하후상박 연대임금 불가·금속산업 노사공동위 불가 등 현대차 ‘3불 가이드라인’ 분쇄 등을 위해 상경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현대차지부 전 조합원들은 이날 양재동 본사에 집결해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과반 이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시켰다. 찬반투표가 가결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중지 결정까지 떨어지면서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임단협 교섭의 핵심쟁점은 ‘산별교섭’과 ‘완전 8+8 근무제’ 요구다. 회사 여건상 무리한 임금인상은 어렵다는 점을 노사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대차 임단협에서 떠오른 최대 쟁점은 ‘완전 8+8 근무제’다. 앞서 노사는 지난 2013년 3월부터 잔업근무를 폐지하고 1·2조 모두 하루 8시간씩 근무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노조는 8+8이 아닌 8+8.33 형태로 25분을 초과근무하고 있어 완전한 형태의 8시간 근무가 아니라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간 약정근로에 따라 1조 조기출근 5분에 2조 밤 12시10분부터 30분까지 잔업과 같은 형태로 근무하고 있다”며 “불완전한 주간 연속2교대를 통해 사측은 연간 510억원을 혼자 독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5분 꼬리표를 뗀 완전한 8시간 근무를 도입해야 한다는게 노조의 요구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8+8.33 근무제는 노조가 스스로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이제와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고 510억원이라는 금액도 근거가 부족하다”며 “근로시간 단축은 생산량 보전과 함께 이뤄져야 하는 만큼 25분 약정근로를 없애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반박했다. 특히 근로시간 25분을 줄이더라도 노조는 이에 상응하는 임금삭감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8+8 합의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또 금속노조 요구사항인 ‘노사 공동위’도 이번 임단협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금속노조는 현대차를 비롯한 사측이 산별교섭 요구에 크게 반발하자 한발 물러나 ‘금속산업 노사공동위’ 구성을 제안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사회양극화와 차별해소를 위해 금속산별 노사 공동위 참여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동차 완성사와 부품사 노사가 금속산업 임금체계를 공동으로 조사·연구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공동위 역시 수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공동위에 참여하게 되면 추후 산별교섭으로 이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금속산업의 임금체계와 산업경쟁력 모색을 위해 낮은 수준이나마 산별교섭의 효과를 내기 위한 노사간 공동위라도 시작해 볼 것을 경영계에 요구했다”며 “산별교섭에 반발하는 사측의 눈높이에 맞춰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별교섭이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만나 임금과 근로조건을 한꺼번에 결정하고 이를 동종 산업내 모든 회사에 적용하는 노사 교섭 방식이다. 독일 등 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일반화돼있고 미국에서도 자동차 업종에서 산별교섭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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