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7.22 04:07

여름가전 매출 크게 늘고 슬리핑팩·야식 등 아이디어 제품 봇물

<사진=롯데백화점>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까똑! 아 너무 덥다. 잠이 안 와" "까똑! 나도. 영화나 보러 갈래?" "까똑! 아니다. 그냥 맥주에 야식 먹을까?"

매일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계속되면서 열대야로 밤잠 설치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에 시원한 음료수는 물론 야간 극장가, 슬리핑 팩 등 열대야를 물리칠 수 있는 상품 매출이 쑥 올랐다.

우선 열기를 식혀줄 에어컨과 선풍기 가전제품 매출이 심상치 않다. 19일 가전제품 판매장에서 만난 김 모씨(26)는 "에어컨이 고장나서 며칠 고생했다. 밤에도 열기가 가시지 않아 집안이 불가마 같았다"며 "더위가 심해진다는 소식에 부모님과 함께 에어컨을 구매하러 왔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 하이마트 매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 7월 둘째 주 에어컨 매출이 직전 주보다 135% 증가했다. 특히 서울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했던 지난 14~16일 동안은 전주 같은 기간보다 330%나 매출이 폭등했다.

김상은 롯데하이마트 가전팀 MD(상품기획자)는 "소비자들이 갑자기 찾아온 찜통 더위에 에어컨 매출이 급증했다"며 "앞으로 에어컨 설치 수요가 몰리면서 배송과 설치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열대야로 밤 시간을 뜬눈으로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편의점에선 시원한 마실거리 매출이 급증했다. 업계들도 더운 밤 맥주와 함께할 야식 시리즈를 앞다퉈 출시했다.

<사진=세븐일레븐>

편의점 GS에 따르면 지난 주말(7월 2주) 갈증을 달래주는 생수와 맥주 매출은 각각 30.7%와 18.6% 늘었다. 탄산음료 매출도 23.6% 증가했다. 갑자기 찾아온 때 이른 더위로 음료 매출이 급격히 오른 것이다. 

GS관계자는 "열대야 등 찜통더위가 계속되면 식품부문에서 대부분 시원한 마실거리 매출이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며 "직전 주와 비교해 20~30% 이상 매출이 증가하는 것인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은 개그우먼 박나래의 '나래바(NaRea Bar)' 야식 시리즈를 출시해 소비자들의 술상에 찾아갈 예정이다. 

뷰티 업계에서도 쿨링 효과로 숙면을 도와주는 슬리핑팩 매출이 2배로 뛸 것으로 예상하고 앞다퉈 상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 유명 화장품 회사 라네즈에서는 20일 자외선에 자극받은 피부를 진정시켜 숙면을 도와주는 '화이트 듀 비타 캡슐 슬리핑 마스크'를 출시했다. LG생활건강도 더위에 달아오른 피부를 식혀줄 '아쿠아 밤 슬리핑 마스크'를 선보였다. 

CJ B&H 브랜드인 올리브영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매출 분석 결과 '슬리핑팩' 등 매출이 전월 대비 174% 증가하는 등 슬리핑 뷰티 관련 제품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새벽까지 운영하는 영화관도 더위를 피해 찾아온 손님들로 문전성시다. 중구 동대문 인근 영화관에는 새벽에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서울 시민 김 모(37)씨는 "열대야에 잠들기도 힘들고 휴가철도 찾아와 가족들과 함께 심야영화를 보러 왔다"며 "시원한 에어컨 밑에서 편안하게 영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앞으로도 비소식 없이 찌는 듯한 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넷째주부터는 전국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더위가 심해질 것 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