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7.23 09:45
카카오뱅크가 출범 1년만에 가입자 628만명, 자산규모 7조9176억원으로 성장했다.

[뉴스웍스=문병도기자] 카카오뱅크가 출범 1년을 맞아 안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개시 첫날인 지난해 7월 27일 하루에만 18만7000명을 유치해 화제를 모았다. 이용자는 8월 말 329만명으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월 평균 28만9000명이 유입됐다.

23일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고객은 628만명이다. 지난달 경제활동인구(2816만1000명)의 22.3%로, 5명 중 1명은 카카오뱅크 고객이다.

자산도 지방은행 수준으로 커졌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카카오뱅크 자산은 지난해 12월 5조8418억원으로 제주은행(5조5509억원)을 넘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7조9176억원으로 제주은행(5조6877억원)과 격차를 벌렸다. 현재 자산 규모로 카카오뱅크는 전북은행(17조5291억원) 다음이다. 

앞서 출범한 케이뱅크에 비해 성장 속도가 빨랐다. 

케이뱅크는 자산이 지난해 12월 말 1조3511억원, 올해 1분기 말 1조5422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 여수신 규모도 급속 성장 중이다. 이달 15일 기준 수신은 8조5186억원, 여신은 6조94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수신은 70.7%, 여신은 50.2% 뛰었다.

카카오뱅크 경영 성과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376억원에 달한 적자를 올해 1분기 53억원까지 줄였다.

카카오뱅크는 편리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보수적인 은행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24시간 어디서든 계좌를 만들 수 있고, 서류 제출 없이 바로 대출도 되는 데 고객들은 열광했다.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 등 각종 인증 장치가 최소화한 것도 호응을 얻었다. 금리가 높고 수수료가 낮다는 점도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됐다.

카카오뱅크는 금융회사, 편의점, 지하철역 등에 설치된 모든 자동입출금기(ATM)에서 입출금·이체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5000달러까지 5000원만 받는다.

캐릭터가 그려진 카카오 체크카드는 신청 후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캐릭터가 그려진 체크카드는 신청 후 한참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카카오뱅크가 넘어야할 문제도 있다. 

카카오뱅크 대출 금리는 더 이상 최저 수준이 아니다. 건전성과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금리를 올려왔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자본금으로 저금리 대출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으로 지난달 카카오뱅크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3.93%로 5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최저가 아니다. KB국민은행(연 3.95%), KEB하나은행(연 4.91%), NH농협은행(연 3.95%)보다는 낮지만 우리은행(연 3.79%)보다는 높다.

이용 상품도 제한적이다. 올해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했으나 '은행 대출의 꽃'인 주택담보대출이 없다. 사업자 대출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상품 구성을 다양화하고 기업 거래를 위한 펌뱅킹을 확대하는 것이 단기 과제"라며 "모바일에서만 판매해도 문제가 없는 상품을 만들어야 하기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함께 은산분리 등 규제 완화를 기다리고 있다. 강력한 대주주가 있어야 자본금을 크게 늘리고 안정적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