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7.24 06:00

9개 현장제조직, 하부영지부장 융단폭격…"무능한 집행부 심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지난달 23일 울산공장에서 2018년 임단협 투쟁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현대차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노조 현장 제조직들을 중심으로 부결운동이 본격화됐다. 제조직들은 하부영 지부장이 교섭과정에서 사측의 편을 들었다며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어 2017년 투표처럼 부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뉴스웍스가 단독 입수한 노조 제조직 대자보들에 따르면 하 지부장에 대한 비판여론이 내부적으로 크게 형성돼 잠정합의안 부결운동이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내 9개 제조직들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투표할 가치도 없는 최악의 결과”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앞다퉈 찍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8+8 2교대를 위해 조기출근 5분을 유지하면서도 시간당 생산속도를 올리는 라인별 0.5 UPH UP을 수용한 것은 기득권과 현장권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현장조직공동대책위는 대자보에서 “하 지부장은 조합원과의 약속을 버리고 사측의 편을 들었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때까지 조합원과 함께 끝까지 부결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사측이 하반기에 재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과 기아차 노조의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요구를 의식해 휴가 전 타결을 주장하는데도 집행부는 끌려다니기만 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어 제조직 ‘현장노동자’는 대자보에서 “2018년 단체교섭이 역대 최악의 결과로 잠정합의 됐다”며 “집행부는 전혀 사측의 논리를 뒤집지 못했고 하 지부장이 말해왔던 것 중 지켜진 것 하나 없는 잠정합의안‘이라고 일갈했다.

또 다른 제조직인 민주현장은 “하 지부장은 집행권 장악을 위해 역대집행부의 주간 2교대 합의를 ‘사기’라고 해놓고 재검증 결과를 포기한 채 굴욕적 구걸로 잠정합의했다”며 “현대차 노사공동위 참여는 사측의 철회요구에 구두약속으로 변질됐고 줄기차게 주장한 하후상박 연대임금도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혁투는 “조합원은 노사 대등의 입장에서 당당한 쟁취를 원한 것이지 구걸로 휴가전 타결을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무능한 하부영 집행부를 심판하고 압도적 부결과 5만 조합원의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도 공동행동, 금속연대, 새빛, 소통과연대, 자주노동자회, 현장의힘 등의 제조직들은 이번 잠정합의안에 불만을 품고 하 지부장을 향해 일발장전한 상황이다.

현대차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오늘 26일 오전 6시부터 11시30분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처럼 현장의 반발이 극심해지면서 2017년 잠정합의안처럼 또 다시 부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부결된다면 노사가 목표로 한 여름휴가 전 임단협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2017년 임단협에서 도출한 1차 잠정합의안을 지난해 12월 23일 부결(50.24% 반대)시킨 후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4차례의 추가 교섭을 통해 나온 2차 잠정합의안은 해를 넘긴 1월 16일 61.06%의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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