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7.24 13:06

고대 알레르기면역연구소 윤원석·연세대의대 김병모 교수 공동연구

[뉴스웍스=고종관기자] 미생물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고려대의대 알레르기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사진)팀과 연세대의대 김병모 교수는 대장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RNA 기반의 미생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에게서 상대적으로 많이 발현하는 인히빈 알파(INHIBIN ALPHA) 유전자가 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한편 이 유전자를 표적치료하기 위한 ‘작은 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2종을 개발해 암억제 효과를 확인했다.

그동안 세계 학계는 RNA가 암표적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개발하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식중독균의 백신으로 개발된 살모넬라균이 암세포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자라는 성질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작은간섭 RNA 항암제를 암세포까지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표적치료용 미생물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생물에 항암제를 실어 대장암을 이식한 실험쥐에 주입했다. 그리고 미생물이 암세포에 접근해 암세포를 억제하는 독성을 이끌어내도록 유도했다.

실험 결과, 별도 처리하지 않은 대장암 실험쥐는 70일 후 모두 죽었다. 반면 미생물 항암제를 주입한 대장암 실험쥐는 60%이상의 생존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히빈 알파유전자를 억제하는 '작은간섭 RNA 전달 살모넬라균'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데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살모넬라균이 대장암 외에 피부암에도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윤원석 교수는 “미생물 공학기술을 이용한 RNA 항암제는 대장암, 피부암 등의 진단·치료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며 “하지만 인종에 따라 발병 패턴과 양상에 큰 차이가 있어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은 이 기술을 특허등록 하는 한편 연구성과를 국제학술지 ’Annals of Oncology‘ 최신판에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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