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7.26 11:04

일부 반발 있지만 현장분위기 좋아…'8+8 2교대' 여론수렴 동시진행

하부영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장이 지난달 26일 오후 울산공장에서 18년 임투 쟁의발생 결의를 위한 134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노조>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 노사가 8년 만에 처음으로 여름휴가 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가운데 노조는 26일 오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일부 제조직이 잠정합의안에 반발해 부결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현장분위기는 ‘여름휴가 전 타결’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3만5000여명의 울산공장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11시30분까지 일제히 찬반투표에 참여한다. 나머지 각위원회 소속 조합원 2만여명은 각 사정에 맞게 시간을 조절해 투표를 진행한다.

이날 투표를 마치면 울산공장은 투표함 봉인 후 사업부별로 취합해 접수하고 각 위원회는 투표함을 지부로 이송해 일괄 개표할 예정이다. 통상 다음날 새벽 1시경 개표가 마무리 되지만 올해 투표는 8+8 2교대에 대한 의견을 묻는 투표도 동시에 진행돼 약 3시경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

일단 잠정합의안에 대한 현장 분위기는 가결 쪽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부결 후 추가 교섭과 파업을 벌이더라도 더 얻을 것이 없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공장 관계자는 “일부 제조직들이 부결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제조직의 반발은 매년 있어왔던 일”이라며 “노사 모두 여름휴가 전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데다 부결 후 파업해도 더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잠정합의안이 가결돼 임단협 타결에 성공하더라도 최종 뇌관은 남아있다. 이번 교섭의 쟁점이었던 주간2교대 8+8 근무제 관련 합의 내용에 대한 여론수렴을 위해 별도로 투표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26일 오전 울산공장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노조>

앞서 노사는 내년 1월 7일부터는 2직 심야근로 20분(밤 12시10분~12시30분)을 단축해 밤 12시 10분까지 일을 끝내는 근무방식에 합의했다. 현재는 1직 근로자가 6시 45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2직 근로자가 오후 3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근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20분이 줄어든다. 또 근로시간 단축으로 감소되는 생산물량을 만회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속도를 올리는 등(라인별 0.5 UPH UP) 생산성 향상에도 합의했다.

이 같은 합의내용에 대해 노조 내 9개 제조직에 속한 800여명의 조합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잠정합의안을 부결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8 2교대를 위해 조기출근 5분을 유지하면서도 시간당 생산속도를 올리는 라인별 0.5 UPH UP을 수용한 것은 기득권과 현장권력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8+8 합의안에 대한 반대의견이 더 많을 경우 일단 합의안을 폐기한 뒤 현행방식을 유지한다. 이후 쟁의행위 없이 사측과 별도로 협의하게 된다. 다만 제조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8+8 합의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일 본교섭에서 2018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이번 잠정합의안의 주요내용은 기본급 4만5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및 격려금 250% + 280만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이다. 올해만큼은 관례적 파업을 자제하고 교섭 장기화 관행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노조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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