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8.04 06:00

출시된지 10년 내외 노후차종…"가격 내려도 월판매 1000대 미만"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SM7, SM3.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7월 내수 판매량 7602대를 기록하면서 어느새 꼴찌가 익숙한 순위가 됐다. 지난달 판매량은 4위로 처진 한국지엠보다도 1398대 뒤처진 실적이다. 노후모델들의 가격을 인하하고는 있지만 신차 출시가 없는 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력차종인 SM6와 QM6는 각각 1853대와 2842대로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지만 나머지 차종들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특히 SM3(532대), SM5(921대), SM7(422대) 등 노후차종 삼총사의 판매실적이 뼈아프다. 세 차종을 모두 합쳐봐야 SM6 한 차종의 판매량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자동차 시장이 SUV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세단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류다. 해치백이 인기가 많은 유럽이나 SUV와 픽업트럭이 주력인 미국 시장과 비하면 국내 소비자들의 ‘세단 사랑’은 여전하다.

이런데도 삼총사가 맥을 추지 못하자 르노삼성은 최근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는 ‘심폐소생술’을 단행했다. 경쟁차종들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가성비’로 승부를 보자는 판단이다.

준중형 SM3는 지난 6월부터 가솔린 모델 기준 트림별 최저 75만원에서 최고 115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기본형인 PE트림의 가격은 1470만원으로 국내 경차와 소형차 최상위 트림과 동일한 수준이다. 특히 이달에 SM3를 구매할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가격에 추가 할인, 노후차량 보유 고객 할인 등을 받아 140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중형세단 SM5도 지난해 3월 편의옵션을 재조정하고 가격을 내린 ‘SM5 클래식’으로 새로 단장해 2190만원에 팔리고 있다. 준중형급의 저렴한 가격에도 최고급 가죽시트, 앞좌석 통풍시트 및 파워시트 등이 기본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준대형세단 SM7도 2일부터 가솔린 모델의 가격이 100만원이 내려갔다. 가격은 인하됐어도 경사로 밀림방지장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앞좌석 파워 통풍시트, LED주간주행등, 하이패스시스템(ETCS), 전자식룸미러(ECM)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들이 그대로다.

실제로 이 같은 판매 전략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는 모양새다. SM5는 지난해 11월 1077대가 팔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5.8%, 전월 대비 10.7% 껑충 뛰었다. 비슷한 처지였던 SM3와 SM7이 각각 여전히 329대와 388대에 머무른 것에 비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하지만 SM5도 올해 월 평균 1000대를 넘지 못했고 SM3과 SM7은 여전히 500대 내외로 팔리고 있을 뿐이다. 판매 부진의 원인은 차종의 ‘노후화’에 있는데 정작 르노삼성은 ‘가성비’에만 매달리고 있는 모양새다.

2010년 초 출시된 SM5는 지난 8년 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만 거치고 현행 모델을 유지하면서 2016년 들어 판매량이 급격히 뚝 떨어졌다. 지난 2014년 2만7248대, 2015년 2만3866대, 2016년에는 6366대로 급감했다. 지난해 역시 내수 판매량은 쏘나타의 한달 판매량 수준인 7247대에 불과하다.

2009년 7월 출시됐던 SM3는 현대차 아반떼가 두 번이나 풀체인지될 동안 여전히 그대로고 2011년 8월 선보인 SM7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SM3과 SM5, SM7의 후속 모델을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M3 후속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소문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설’일 뿐이고 확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다. 특히 르노 본사의 준중형 모델인 메간을 들여오지 않겠냐는 추측도 있었지만 르노삼성 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경쟁력있는 신차가 지속적으로 출시돼야 하는데 아쉬운 상황”이라며 “가격인하로는 한계가 있고 한시라도 빨리 후속모델을 내지 못하면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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