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민영빈 기자
  • 입력 2018.08.04 06:20
<사진=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 포스터(왼쪽)와 영화 '더 스퀘어' 포스터>

[뉴스웍스=민영빈 기자] ‘기존’에서 느끼지 못한 ‘새로움’이 고프다면 이번에 개봉한 영화 ‘신과 함께: 인과 연’과 재개봉한 영화 ‘더 스퀘어’를 보러 영화관을 찾는 것은 어떨까.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8월 첫번째 주말, 새로 개봉한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 신과 함께: 인과 연

‘신과 함께: 인과 연’의 원작은 주호민 작가의 동명웹툰이다. 웹툰이 대중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만큼 영화가 1편(신과 함께: 죄와 벌)과 2편으로 나뉘어 동시에, 제작된다는 이야기는 더더욱 화제가 됐다. 그 결과 1편은 1440만 관객의 선택을 받아 1000만 영화의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신과 함께: 인과 연’은 1편(신과 함께: 죄와 벌)에서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다시 이어간다. ‘신과 함께: 죄와 벌’이 귀인 자홍을 환생시키기 위한 일곱 지옥의 재판을 거치는 과정 하나하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꾸려갔다면, ‘신과 함께: 인과 연’에서는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서사를 진행한다.

그 서사의 시작은 전편의 원귀였던 수홍(김동욱 분)이 귀인이 되면서부터다. 강림(하정우 분), 해원맥(주지훈 분), 덕춘(김향기 분) 저승 삼차사는 1000년 동안 48명의 망자를 환생시켰다. 이제 딱 한 명만 더 환생시키면 그들도 새 삶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강림은 원귀였던 수홍을 자신들의 마지막 귀인으로 선택한다. 이에 염라대왕(이정재 분)은 저승법 상 원귀는 소멸돼야 하지만 단 하나의 조건만 들어준다면 가능하다며 강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 조건은 ‘성주신(마동석 분)이 버티고 있어 저승차사들이 매 실패하는 허춘삼 노인을 수홍의 재판이 끝나기 전까지 저승으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그렇게 허춘삼을 데리러 이승으로 온 해원맥과 덕춘은 성주신의 막강한 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그러던 중, 그가 1000년 전 자신들의 저승차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잊었던 과거를 찾으러 간다.

저승과 이승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감춰져 있던 저승 삼차사의 이야기가 점점 드러나면서 1000년 전 그들이 인간이었을 때의 이야기가 속속히 파헤쳐진다. 김용화 감독은 ‘신과 함께: 인과 연’에 대해 “이승과 저승, 현재와 과거의 교차를 통해 스펙터클한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각기 다른 배경 속에서 진행되는 스토리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원작 웹툰과는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주지훈‧김향기‧마동석‧김동욱 등 △등급: 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41분 △개봉: 2018년 8월 1일

◆ 더 스퀘어

‘더 스퀘어’는 북유럽을 열광시킨 예술 프로젝트명이다. 지난 2015년 4월 스웨덴 베르나모 지역에 위치한 발달로룸 디자인 미술관 광장에는 정사각형의 조형물이 설치돼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공간은 ‘더 스퀘어’라는 이름과 함께 신뢰와 배려의 공간으로, 이 안에서만큼은 모두가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다는 특별 전제를 갖고 있다.

프로젝트 창시자인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과 영화 제작자 칼레 보만은 스웨덴 각 도시의 번화가에 ‘더 스퀘어’같은 공간을 마련해 인간 본성의 이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 그들은 “‘더 스퀘어’ 안에서 사람들이 가진 낯선 사람에 대한 태도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다른 방관자가 존재할 때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가능성이 적어지는 ‘방관자 효과’에도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처음 프로젝트는 스웨덴 베르나모 지역 젊은이들의 단순 만남의 장소로만 이용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이 작은 정사각형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이후 무수히 많은 스웨덴 언론에서 ‘더 스퀘어’에 대해 보도했고, 노르웨이 그림스타드 지역에서도 비슷한 스퀘어가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그렇게 작은 정사각형이 전한 인도주의적 가치가 북유럽 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중에게 전하게 됐다.

영화 ‘더 스퀘어’도 이 가치에서 한 걸음 나아가 ‘비틀기’를 시도한다. 영화는 ‘더 스퀘어’라는 새로운 전시를 앞둔 스톡홀름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의 일상을 그리면서 시작한다. 그는 누구보다 완벽했고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유달리 근래에 뭘 해도 잘 풀리지 않으면서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혹은 어떤 도움을 줄지 등을 고민하게 한다. 출근 첫날 소매치기를 당하기는 일수고, 특이한 여자와 하룻밤을 보내기도 하지만 기억에 없는 등 ‘완벽남 크리스티안’ 앞에 기상천외한 일들만 벌어진다.

게다가 이 영화는 이번에 재개봉한 영화다. 2017년 제 70회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칸의 역사를 새로 썼다. 감독은 2015년 직접 수상한 ‘더 스퀘어’에서 얻은 영감을 주인공 ‘크리시티안’의 다이나믹한 일상을 통해 인간의 본성과 위선, 그리고 세계 최고 복지국가인 스웨덴의 다면적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전보다 더 유쾌해진 스토리텔링과 감각적인 연출, 감각적인 연출했다.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의 양심을 찌르는 등 날카로운 의미를 조화롭게 담 아 낸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더 스퀘어’를 “책임과 신뢰, 부유함과 가난함, 힘 있는 자들과 힘없는 자들에 관한 주제를 넘나드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신뢰와 배려, 평등 등 선한 가치를 추구하는 전시 ‘더 스퀘어’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로 무너져가는 크리스티안의 일상을 대비해 본성의 나약함과 관객이 마주하게 한다. 평소 자신이 지키던 도덕적 원칙과는 상반된 행동을 하는 크리스티안의 모순적인 모습이 결국 관객 자신에게도 있는 것은 아닌지를 스스로 발견하게 되는 것, 그 묵직한 메시지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 영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화두를 담담히 던질 뿐이다.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 △출연: 클라에스 방‧엘리자베스 모스‧도미닉 웨스트‧테리 노터리 등 △등급: 15세 관람가 △러닝타임: 151분 △개봉: 2018년 8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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