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칠호 기자
  • 입력 2018.08.05 13:22
이재준 고양시장이 지난 2일 주재한 폭염대비비상대책회의.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회의 참석자 중 일부는 5일 강원도로 골프친목모임을 떠났다. <사진=고양시 제공>

[뉴스웍스=김칠호 기자] 5일 오전 고양시 모처에서 대기하던 관광버스가 하나 둘 모여든 야유회 차림의 사람들을 태우고 재빨리 빠져나갔다.

버스에 오른 멤버들은 시 산하기관에 포진하고 있는 전임시장 측근들로 이날 강원도 속초에 도착해서 부부동반 골프 회동을 겸한 친목모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6·13지방선거에서 시장이 바뀐 뒤에는 이 같이 끼리끼리 모임을 갖는 등 거리를 두면서도 같은 당 소속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버티고 있다.

시민들은 공무원으로 근무하다 퇴직과 동시에 정치인으로 변신해서 산하기관의 요직을 번갈아 차지하는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봐 왔다.

시민들은 이 같은 정치적 성향의 퇴직 공무원의 첫 번째로 2014년 6·4지방선거 때 최성 시장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L씨를 지목한다.

구청장으로 퇴직한 그는 선거 이후 명목상의 이사장인 최 시장을 돕는 형태로 3년간 자원봉사센터장으로 지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임 최 시장의 3선을 기정사실로 여긴 듯 지난 3월 그 자리에 다시 임명돼 2021년 3월까지 임기를 늘렸다.

그 다음으로 손꼽히는 인물은 정치인 출신의 민선시장을 감당하는 행정지원국장직을 무난히 수행한 S씨. 그는 지난 2015년 4월 퇴직하면서 재단법인 고양국제꽃박람회 대외협력관을 맡은 이후 그 직책을 지키고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공직 경험이 없는 또다른 L씨는 시의회 부의장을 거쳐 꽃박람회 대표이사직을 두 차례 연임하는 동안 측근자리를 굳힌 뒤 지난해 10월 드디어 최 시장으로부터 제2부시장 임명장을 받았다.

이들이 표면적으로는 공개모집 절차를 거치기는 했으나 시장 측근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시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특히 P씨가 고양문화재단 본부장직을 차지한 배경을 살펴보면 이들이 자신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처신할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P씨는 강현석 전 시장의 비서실장으로 근무하다 문화재단에 자리를 얻어 한발 물러나 있었다. 그런데 2010년 지방선거에서 상대측의 최 시장 당선되면서 방출될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오히려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양쪽 모두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는 시장직인수위원회의 한달치 밥값문제로 불거진 최 시장의 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에 적절하게 대처해 사건을 종결시킨 공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자원봉사센터·꽃박람회·제2부시장·문화재단 등 전직 시장 측근이 차지하고 있는 곳은 모두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며 “이제라도 이들 대신 능력을 갖춘 적임자에게 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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