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효영기자
  • 입력 2015.12.24 10:20

자녀·조카에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전량 증여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매장 전경.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 승계 절차를 본격적으로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2일 대법원에 상고장을 접수한 상태지만 집행유예 등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지는 미지수다. 여기에다 이 회장의 악화된 건강상태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상당기간 경영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후계 구도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진행중이라는 분석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 회장이 약 300억원 상당의 CJ올리브네트웍스 보유지분 11.35%(14만9667주)를 자녀 2명과 조카 2명에게 전량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이 회장의 아들 선호 씨(26)와 딸 경후 씨(31)는 각각 4.54%(5만9867주)를, 조카 소혜 씨와 호준 씨는 각각 1.14%(1만4967주)씩 받았다.

이번 증여로 선호 씨의 지분율은 15.84%로 증가해 CJ주식회사(76.07%)에 이어 CJ올리브네트웍스 2대 주주가 됐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에도 280억원 상당의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선호 씨에게 증여했다. 지난해말과 올 연말 2차례에 걸쳐 이 회장의 600억원 상당의 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이 모두 선호 씨에게 간 셈이다.

선호 씨는 1989년생으로 미국 콜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사원으로 입사해 근무하고 있다. 장녀 경후씨는 2011년 CJ에듀케이션즈 대리로 입사해 현재는 CJ오쇼핑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지난해 CJ그룹 내 IT전문회사인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한 회사로 매출액은 올 3분기 현재 7600억원, 영업이익은 356억원이다. 자산은 5565억원, 자본은 202억원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비교해 규모는 작지만 그룹 계열사의 IT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전담하는 만큼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더욱이 비상장 회사여서 주주 간섭에서 자유로와 경영권 승계 수단으로 활용하기 적당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주회사인 CJ와 합병하는 방식을 통해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대해 CJ그룹측은 아직 이 회장 자녀들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들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룹측은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주식회사나 계열사에 대한 지분이 전혀 없어 그룹 지배구조와 관계가 없다”면서 “선호 씨의 경영참여 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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