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8.08 16:08

혁신생태계·상생협력에 방점…국민신뢰 회복과 글로벌 리더십 사수 기대

김동연(첫줄 왼쪽 두번째) 기획재정부 장관 경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첫줄 왼쪽 세번째) 등 정부 및 삼성전자 관계자들이 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현장소통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국내 재계 1위인 대규모 신규 투자와 4만명 신규 채용계획을 밝히면서 올해 18만개 수준으로 줄어든 국내 일자리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특히 삼성의 대규모 국내 투자는 약 70만명에 달하는 고용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여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숨통이 트이게 될 전망이다.

삼성은 경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3년간 총 180조원(국내 13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신규로 채용한다고 8일 밝혔다.

앞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삼성의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당시 김 부총리는 “정부의 규제해소 등을 기업의 투자나 고용에 대한 간섭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올해 18만개로 줄인 일자리 숫자가 20만개로 늘어난다면 광화문 광장에서 춤이라도 추겠다"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나온 삼성의 일자리 창출 계획은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본래 삼성은 향후 3년 간 약 2만명~2만5000명 수준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었지만 이보다 2배 가량 늘린 최대 4만명을 채용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로 했다.

앞서 김 부총리를 만났던 SK, 신세계는 향후 3년 간 각각 2만8000명과 3만명, 현대차는 5년간 4.5만명, LG는 올해 1만명 이상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삼성의 신규 채용 규모는 이들 기업의 고용계획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삼성이 국내에만 130조원을 쏟아 붓기로 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40만명, 생산에 따른 30만명 등 약 70만명에 달하는 고용 유발효과가 기대된다.

또 삼성의 대규모 투자로 고용 확대는 물론 우리경제의 미래를 이끌 신산업의 성장도 탄력을 받게 됐다. 삼성은 국내 투자액인 130조원 가운데 25조원을 투자해 AI·5G·바이오·반도체 전장부품을 4대 미래 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 부문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는 물론 자율주행, IoT, 로봇 등 다양한 신산업도 발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5G 상용화 시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는 2025년 이후 연간 최소 30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의 이번 투자계획에는 '혁신생태계 조성'과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방점이 찍혔다.  

삼성은 청년 1만명을 대상으로 양질의 소프트웨어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소프트웨어 분야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핵심기술인 소프트웨어 분야는 국내 12대 산업 가운데 가장 인력이 부족해 일자리 창출 여력이 높은 산업군이다.

청년 소프트웨어 교육을 비롯해 스타트업 지원, 산학협력 등은 개방형 혁신 생태계 조성과 청년들의 취업기회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삼성은 향후 5년간 1100억원을 조성해 중소기업 2500개사의 스마트 팩토리 전환과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해 5년 간 약 1만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 상생협력을 위한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도 총 4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이처럼 상생협력 프로그램의 지원금액과 대상을 대폭 확대한 스마트 팩토리 사업 및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은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 발표는 잃었던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신산업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힌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에는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과 진정성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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