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8.10 22:05
구상나무의 뭉쳐진 잎에서 발견된 톡토기 <사진제공=국립생태원>

[뉴스웍스=문병도기자] 국립생태원은 한라산 남벽 일대에서 구상나무의 열매를 갉아먹는 ‘큰솔알락명나방’과 우리나라에서 보고되지 않은 미기록종 ‘톡토기’ 1종을 발견했다.

박경화 전북대학교 교수 연구팀에 의뢰한 결과 털보톡토기목 마디톡토기과 강화마디톡토기속으로 국내 미기록종 ‘톡토기’로 밝혀졌다.

한반도에서 발견된 종으로는 남한에서 강화마디톡토기 1종과 북한에서 러시아학자로부터 보고된 5종이 전부이다. 이번에 발견된 종은 이들 6종과 서식지 및 분류학적 특성이 달라 우리나라 미기록 종으로 최종 확인됐다.

톡토기는 주로 쓰러진 나무, 식물 부식질, 토양 등에 있는 유기물, 미생물, 균체, 꽃가루 등을 먹이로 한다. 균체나 식물선충을 먹는 행동은 균의 확산 및 식물질병을 막아주고, 다량의 유기물을 분해하는 능력에 의해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이번에 발견한 톡토기는 다른 곤충의 가해에 의해 뭉쳐진 구상나무 잎에 2차적으로 침투한 곰팡이의 포자를 먹이로 하며 이러한 먹이 습성이 구상나무의 피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구상나무의 열매에 서식하는 큰솔알락명나방 <사진제공=국립생태원>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한라산 남벽 일대에서 구상나무 열매를 갉아먹는 애벌레를 발견했다.

이 애벌레는 열매의 안쪽에서 종자를 먹이로 하며 서식하는 습성이 있었으며,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성충으로 사육하여 동정한 결과 나비목 명나방과의 큰솔알락명나방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큰솔알락명나방의 기주식물로 잣나무와 소나무의 열매 및 어린가지가 보고된 적은 있었으나, 구상나무에 서식하는 사례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발견은 구상나무의 잎과 열매에 서식하는 곤충들을 발견함에 따라 향후 이들이 구상나무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밝혀내고, 나아가 기후변화에 취약한 구상나무 보전에 의미 있는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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