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기자
  • 입력 2018.08.14 13:29

[뉴스웍스=고종관기자] ‘3분 진료’는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닌 듯하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의과대학 내이키 싱 오스피나 교수(내분비학)가 한 의학저널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사가 환자의 설명을 제대로 듣는 시간은 11초에 불과했다.

오스피나 교수는 2008~2015년 미국 메이요클리닉 등 의료기관에서 녹화한 112건의 진료대화 내용을 분석했다. 112건의 진료 중 51건은 전문의에 의해, 61건은 1차 진료의사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그 결과, 진료 시 의사가 환자에게서 증상에 대한 불안과 걱정거리를 물어본 사례는 112건 중 40건(36%)에 불과했다. 의사별로는 전문의가 20%, 1차진료의는 이보다 다소 높은 49%로 나타났다.

환자에게서 불안감이나 두려움을 파악한 40건 중 27건(67%)은 환자가 말하기 전에 의사가 말을 가로막았다. 의사가 환자의 말을 막기까지 걸린 시간은 11초(중앙값)였다.

전문의가 환자 얘기를 듣는 비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오스피나 교수는 "전문의는 환자가 어떤 이유로 자신을 찾았는지 알기 때문에 굳이 진찰할 내용을 환자에게 물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오스피나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 얘기를 잘 듣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제한된 진료시간’과 ‘번 아웃(지침)’을 꼽았다. 특히 그는 교육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미국에서 2004년 이전에 교육을 경험한 의사는 소통능력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이 같은 결과를 가져왔을 거라는 설명이다.

오스피나 교수는 "문진은 의사와 환자가 좋은 관계를 맺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진료의는 환자에게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지난달 ‘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온라인 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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