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8.16 23:53

이건웅·정희진 KERI 박사 연구팀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왼쪽)와 잉크 <사진제공=한국전기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는 꿈의 나노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을 구리에 합성해 가격은 낮추면서도 뛰어난 전기 전도성을 갖는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를 개발했다. 

전자기기의 배선 및 회로, 전극으로 사용되고 있는 기존의 은 잉크와 성능은 같으면서 가격은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세대 복합 잉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것이다. 터치패널, 디스플레이 등 유연 인쇄전극 분야에서 안정적이면서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시판 중인 전도성 잉크 소재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소재는 은이다. 은은 전기 전도도가 높고 산화가 잘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매우 높다. 저렴한 구리가 대체 소재로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구리는 은보다 녹는점이 높고 공기 중에 노출되면 표면에 쉽게 산화막이 형성되는 문제가 있다. 

산화막이 형성된 구리는 전기가 흐르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방지할 수 있는 완벽한 기술 개발이 요구됐다. 

KERI 연구팀은 ‘그래핀’ 소재를 주목했다. 그래핀은 화학적 안정성이 뛰어나고 전기전도도 및 열전도도가 우수해 금속 소재의 산화 방지막으로 활용이 가능한 나노 소재다. 

연구팀은 나노 크기보다 값싼 마이크론 크기의 상용 구리 입자를 사용했으며, 구리 입자 표면에 수층의 그래핀을 용액상에서 합성하는 ‘액상합성법’을 통해 대량 연속 공정의 기반을 구축했다. 

제조된 구리-그래핀 복합성 잉크의 결정성은 매우 우수해 6개월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될 정도로 산화 방지에 효과적이다. 

KERI 연구팀이 구리-그래핀 전극의 고온·내습 신뢰성 실험을 진행했는데, 섭씨 85도, 상대습도 85%의 환경에서 6개월 동안 전기 전도도 변화가 5% 미만임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기반으로 분산성이 우수한 고점도 잉크를 제조하고 스크린 인쇄를 통해 해상도가 높은 패턴 막을 형성했고, 광열소성을 통해 은과 유사한 수준의 전기전도도를 구현함으로써 상용화 가능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책임자인 이건웅 책임연구원은 “구리표면에 수층의 그래핀을 합성하기 위해 세계최초로 액상합성법을 적용했고, 시행착오를 통해 구리-그래핀 표면형상을 제어하는 방법을 개발해 대량 연속공정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성과가 향후 전자파차폐(EMI) 필름, 태양전지, 무선인식(RFID) 안테나, 연성인쇄 회로기판(PCB) 및 웨어러블 신축 전극 등의 소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희진 책임연구원(왼쪽)과 이건웅 책임연구원이 구리-그래핀 복합 파우더와 잉크를 각각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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