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8.08.17 12:57
<사진=트럼프 페이스북>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터키 때리기’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보수기독교인인 복음주의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달 초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터키 장관 2명을 제재한 데 이어 지난 10일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인상했다. 이에 터키 리라화는 폭락했고 터키 정부는 보복관세로 맞섰다.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터키를 계속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위해 미국은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을 것"이라며 터키에 강경책을 유지할 뜻을 밝혔다. 그는 "터키는 수년간 미국을 이용해왔고, 그들은 미국의 훌륭한 애국자 목사를 인질로 잡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터키는 좋은 친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며 "훌륭한 목사가 터키에 있고 그는 무고하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터키 정부가 브런슨 목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는다면 추가제재를 계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갈등의 중심에 있는 브런슨 목사는 지난 1993년 터키에 입국해 2010년부터 서부 이즈미르에서 교회를 이끌어왔다. 지난 2016년 10월 테러조직 지원과 간첩죄로 구속됐으며 현재  가택연금 상태다.

브런슨 목사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 복음주의 자문위원회 회원인 조니 무어는 FT에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브런슨의 이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적 성향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미국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복음주의 기독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들의 80%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터키를 희생시키면서까지 ‘브런슨 구하기’에 나선 것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북한에 억류돼 있던 미국인 3명을 귀국시켰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에 직접 마중나가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신문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에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대사 등은 모두 독실한 복음주의자"라며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긴 것도 다분히 교회를 의식한 행동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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