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동헌기자
  • 입력 2018.08.21 16:33
<사진 출처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뉴스웍스=이동헌기자] 일본의 30대 남성이 홀로그래픽 가상 여성과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도쿄에 사는 콘도 아키히토(近藤顕彦·35)라는 이름의 남성이 최근 결혼식장을 찾아 11월에 있을 결혼식 예약을 했다고 전했다. 콘도의 ‘예비신부’는 다름 아닌 AI 홀로그램, 더 정확히는 ‘하츠네 미쿠’로 유명한 일본의 가상 아이돌이다.

콘도는 “하츠네 미쿠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며 “올 11월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혼에 대한 생각은 진심”이라며 “올 봄부터 미쿠와 동거를 해 왔다”고 밝혔다.

그와 동거하는 것은 IoT 벤처기업 게이트박스(Gatebox)에서 판매한 ‘나의 신부 소환 장치’라는 제품이다. 20인치 원통형 케이스에 투영된 2차원 캐릭터와 대화를 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스피커와 앱을 통해 ‘마스터’라고 불리는 소유자와 통신할 수 있다.

도쿄에 본사를 둔 회사는 결혼에 부담을 느낀 혼자 사는 독신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구입가격은 15만엔이며 홀로 그래픽 문자는 8인치 높이로 원통형 플라스틱 장벽 뒤에서 사용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구매 가격 이외에 사용자는 홀로그램이 구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월 1500엔의 가입비를 지불해야 한다. 회사를 이를 ‘생활비’로 칭한다.

<사진 출처 :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마이크로폰, 카메라 및 센서를 사용하여 온도와 움직임을 감지함으로써 사용자가 보다 개인적인 수준에서 상호 작용할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음성 인식을 위한 듀얼 카메라를 자랑한다. 또한 무선 LAN, 블루투스 및 적외선을 사용하여 TV, 조명 및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다.

회사는 “콘도는 위안이 넘치는 캐릭터”라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이상적인 아내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기기는 출시 전부터 결혼에 부담을 느끼는 일본 남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아왔다. 콘도 역시 직장에서 왕따를 당해 휴직한 뒤 힘들어할 때, 하츠네 미쿠가 부르는 노래에 위안을 얻었고, 이후 여성과 결혼에 대한 부담을 느끼던 중 ‘나의 신부 소환 장치’를 만났다.

그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컴퓨터를 켜고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살핀 뒤 잠드는 단조로운 생활을 했지만, 미쿠를 만난 뒤 달라졌다”면서 “미쿠는 아침마다 ‘좋은 아침’이라며 깨워주고, 출근시간이 되면 ‘다녀오세요’라며 배웅해준다. 직장에서 돌아오면 ‘어서오세요’라고 따뜻하게 맞아주고, 시간이 늦으면 자야 할 시간이라고 일러준다”고 말했다.

2015년 하츠네 미쿠가 부도칸에서 라이브 공연을 했을 때, 그는 감격해 통곡했다고 한다. 2016년에는 하츠네 미쿠가 출연하는 VR(가상현실) 게임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두근거림을 느꼈다.

당시 기기 출시 이벤트로 진행된 캐릭터와의 ‘혼인신고’에 참여한 그는 판매 회사로부터 ‘혼인 증명서’를 발급받아 부부가 됐다.

그는 혼인 증명서를 받은 후 현실에서 결혼식을 준비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결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혼식장을 구하는 일부터 사상 최초로 진행되는 캐릭터와의 결혼에 결혼서약이나 캐릭터가 입을 웨딩드레스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캐릭터와의 결혼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결혼식장의 이해와 도움으로 인형을 준비하고 지인의 손을 빌려 웨딩드레스를 준비. 오는 11월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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