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기자
  • 입력 2018.08.27 10:00

[뉴스웍스=문병도기자] “평소 존경하던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오픈AI에서 일하게 돼 너무 기쁩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동문이 실리콘밸리의 비영리 AI 연구기업 ‘오픈AI’에 개발자로 합류한다. 9월부터 출근하게 된 주인공은 2015년 8월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를 졸업한 김태훈(26) 동문이다. 졸업 후 3년간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을 마치자마자 세계무대로 진출하게 된 것이다.

오픈 AI는 인류에 기여하는 안전한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대표인 일론 머스크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이 기업의 창립에 나서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오픈AI에는 세계 정상급 AI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그 잠재적인 사회적 영향과 위험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태훈 동문은 “오픈AI는 논문과 특허뿐 아니라 코드까지 대중에게 공개하는 등 ‘프렌들리 AI’를 지향하고 있다”며 “재학 시절 딥마인드와 구글의 논문을 토대로 코드를 구현한 오픈소스를 20여 차례 공개했던 걸 인상적으로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가 공개한 오픈소스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구글 브레인의 수장 제프 딘이나 오픈AI 강화학습 연구자로 유명한 존 슐만 등 실리콘밸리 유수의 IT업체 관계자들이 오픈소스를 보고, 김태훈 동문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을 정도다. 당시엔 아쉽게도 병역 문제로 제안에 응하지 못했지만, 산업기능요원으로 모바일게임업체인 ‘데브시스터즈’에서 ‘쿠키런 AI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머신러닝을 연구했다. 그는 여기서 나온 결과들도 개발자를 위한 비영리 컨퍼런스 ‘파이선’과 네이버가 주관하는 ‘데뷰’에서 공개하며 주목받았다.

학부 시절, 김태훈 동문은 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2014년에는 국내 최초로 국제슈퍼컴퓨팅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2013년에는 교내 해킹동아리 헥사로 활동하며 ‘화이트햇 콘테스트’에서 국방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런 성과들로 2016년 2월 UNIST 학위수여식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을 받으며 졸업했다.

김태훈 동문은 “UNIST는 처음으로 컴퓨터의 세계를 알려준 곳”이라며 “2011년 입학 첫 학기에 들었던 엔지니어링 프로그래밍 수업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을 만나 활동하면서 꼭 맞는 분야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킹, 슈퍼컴퓨팅, 프로그램 개발, 웹사이트 설계, 머신러닝 등 그동안 많은 분야를 섭렵한 김태훈 동문은 9월부터 AI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우수한 연구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는지 배우고 싶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되면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에 도전할 계획이에요. 무엇을 하든,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것이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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