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배민구 기자
  • 입력 2018.08.27 11:40

"서양의 문명적 정체성...그 핵심에 기독교가 있다“

[뉴스웍스=배민구 기자] 일본의 사회학자 오사와 마사치와 하시즈메 다이사부로가 기독교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서양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담으로 엮어낸 책 ‘수상한 기독교’가 국내에도 출간됐다.

“서양사회, 즉 서양에 대한 고찰이 없으면 현재 우리가 어떤 세계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없으며 우리가 살아가면서 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서양의 문명적 정체성을 이루는 특징과 역사적 조건은 다양하다. 하지만 그 핵심에 기독교가 있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 오사와 마사치는 서양 문명을 이해함에 있어 기독교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한다.

“글로벌시대에 균형을 잃지 않고 우리들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책을 펴낸 ‘북앤월드’는 독자들에게 던진 질문과 함께 이 책이 ‘기독교의 이해’에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수상한 기독교' 근현대사회의 뿌리인 서양 문명과 서양 문명의 주요 인자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기독교에 주목한다. 서양 문명과 기독교를 이해하는 것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능동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역설한다.

‘수상한 기독교’는 기독교의 중요 개념인 일신교와 예수, 구약성서와 신약성서 등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다른 종교와 달리 정치, 경제, 철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세계 종교, 기독교의 ‘수상한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00년 전 기독교의 발흥과 서구사회의 발달과 성장을 인문·사회과학적 시선으로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 오사와 마사치는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새로운 사회를 선택하거나 새로운 제도를 구상하기 위해 창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근대사회의 근간인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하시즈메 다이사부로 씨와 내가 기독교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도발적인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역사적 사건은 물론 서양 철학, 종교학, 사회학, 경제학 등을 기반으로 객관적인 답을 주고 있다.

“이번 대담에서 내가 도발적으로, 때로는 신앙을 모독하는 듯한 질문을 하고 하시즈메 씨가 그에 대한 답을 하는 방식으로 기독교란 무엇인지, 기독교가 사회 전반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설명한다.”

“이렇게 역할을 나눈 것은 무엇보다도 하시즈메 씨가 일본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비교종교 사회학자로...모든 세계종교, 보편종교를 포괄적으로 접근해 종교의 근본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회학자로서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사람으로 하시즈메 씨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힘은 독자들이 한 번쯤 품었을 법한 기독교에 대한 궁금증을 저자 오사와 마사치가 독자를 대신해 날카롭고 심도 있게 질문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답변자로 나선 저자 하시즈메는 기독교를 사회학적 시각에서 폭넓은 내용으로 다루면서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또 사회학이라는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문체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게 해준다.

이 책은 기독교나 서양 사회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입체적 사고를 가능케 해 기독교는 물론 서양 문명과 근현대사회를 탐미하는 힘을 길러 준다.

대담은 총 3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기독교의 기본 이념과 그 배경에 자리 잡은 유대교와의 관계를 통해 계시종교인 일신교에 대한 기본 개념을 다룬다. 2부에서는 다른 종교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기독교만의 특징인 예수 크리스트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어 3부에서는 기독교가 후대의 역사와 문명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야기를 나눈다.

‘수상한 기독교’는 우리 시대가 직면한 환경 문제, 에너지 문제, 민족과 종교간 분쟁,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사회적 격차 등 서양에서 유래한 근대화의 한계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독교가 뒷받침 해온 문명이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혹은 어떻게 문제점들을 극복할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할 주제로 남기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오사와 마사치는 도쿄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이론사회학자인 그는 ‘내셔널리즘의 유래’를 집필해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으며 2010년부터 사상월간지 "THINKING ’O’“를 주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책의힘’, ‘내셔널리즘의 역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전후 일본의 사상공간’ 등이 있다.

저자 하시즈메 다이사부로는 됴쿄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 사회학 박사과정을 수료, 현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종교 사회학자로서 언어사회학 연구와 비교종교학, 근대사회론, 현대아시아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세계는 종교로 움직인다’, ‘언어게임과 사회이론’, ‘불교의 언어전략’, ‘구조주의의 시작’, ‘사회학 모험기’, ‘민주주의는 최고의 정치제도다’, ‘언어게임의 시작’, ‘세계를 이해하는 종교사회학 입문’, ‘마음이란 정말 있는 걸까’ 등이 있다. <북앤월드, 281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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