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기자
  • 입력 2018.08.27 16:13

[뉴스웍스=양민후기자]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27일 직원들에게 폭언과 욕설 등 상습적인 갑질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회장은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문에서 "저의 언행과 관련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업무 회의와 보고과정 등에서 경솔한 언행으로 당사자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께도 상처를 드렸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1984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검사 출신이다. 1995년 대웅제약에 감사로 입사한 뒤 이듬해 부사장에 임명되면서 경영일선에 참여했다. 이후 1997년 사장으로, 2012년 부회장, 2014년 회장으로 각각 승진해 대웅제약을 이끌어오다 올해 3월 전문경영인 체제를 이유로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 지주회사 대웅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앞서 한 매체는 윤 회장과 직원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회장은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자 직원에게 다짜고짜 폭언과 욕설을 쏟아냈다.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정신병자 XX 아니야. 이거? 야. 이 XX야. 왜 그렇게 일을 해. 이 XX야. 미친 XX네. 이거 되고 안 되고를 왜 네가 XX이야”라고 했다. 또 “정신병자 X의 XX. 난 네가 그러는 거 보면 미친X이랑 일하는 거 같아. 아, 이 XX. 미친X이야. 가끔 보면 미친X 같아. 나 정말 너 정신병자랑 일하는 거 같아서”라고 소리쳤다.

심지어 “너 이 XX, 일되는 방법으로 안 찾고. 이 XX야. 변명만 하려고 해. 너 XX처럼 아무나 뽑아서 그래. 병X XX”라고 욕을 했다.

문제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윤 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후 대웅제약에서 일상화한 일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웅제약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윤 회장은 임직원들을 취조하듯이 대하고 욕설은 자주 있은 일이라 이번 일이 새삼스럽지 않다”며 “언젠가는 곪아 터질 것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을 단순히 실수로 덮어 두기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배울 만큼 배우고 가질 만큼 가진 윤 회장의 이 같은 행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만약 아버지로부터 많은 재산을 물려받지 못했다면 이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있고 없고를 떠나 윤 회장의 언행은 용서받기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사과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관점에서 뼈를 깎는 처절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그렇게 해도 너그럽게 용서해 줄 사람은 거의 없다. 윤 회장이 저지른 만행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세상은 이를 용납해 줄 정도로 녹록치 않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