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동호기자
  • 입력 2018.08.28 16:51
<사진=스브스뉴스 영상 캡쳐>

[뉴스웍스=김동호기자] 베트남 남자축구 국가대표팀이 매일 새로운 기적을 써 가고 있다.

베트남은 FIFA랭킹 102위(8월28일 현재)에 불과한 축구의 불모지다. 그런 베트남 축구가 최근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며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출신 박항서 감독이 있다.

박 감독은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을 도와 대한민국을 4강을 이끈 뒤 포항 스틸러스 수석코치, 경남 FC 감독, 전남 드래곤즈 감독, 상무 감독 등을 거쳐 지난 해 10월 베트남 감독에 부임했다.

박 감독이 처음 베트남에 부임했을 때 현지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베트남 현지 언론은 박 감독이 국내 감독시절 졸고 있는 모습을 게재하며 "졸고 있는 사람을 왜 데려왔냐" "슬리핑 원(Sleeping one, 졸고 있는 사람)"이라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랬던 분위기는 올초 AFC U-23 챔피언십을 계기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베트남은 올 1월 중국에서 열린 이 대회에 출전해 호주, 이라크, 카타르 등을 줄줄이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비록 결승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베트남으로서는 역사적인 일이었다.

이 대회 후 박 감독은 베트남의 국민적 영웅이 되었고 국가로부터 훈장까지 받기도 했다.

박 감독의 이 같은 활약에 베트남 내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졌다고 할 정도다.

박 감독의 이 같은 기적은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베트남 대표팀은 조별예선 경기를 포함한 5경기에서 무실점으로 4강까지 올라 대한민국과 결승진출을 놓고 겨루게 됐다.

만약 베트남이 이 경기에서 대한민국을 이긴다면 사상 첫 축구 메달을 확보하게 되며, 결승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동메달을 획득할 경우 베트남은 그야말로 잔치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4위에 머무를지라도 베트남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어떤 열매를 얻게 될지는 내일(29일) 오후 6시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시작되는 대한민국과의 4강전을 통해 1차 결과를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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