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수정 기자
  • 입력 2018.08.29 14:50
<사진=순수본>

[뉴스웍스=이수정 기자] 가구 구성원이 줄면서 식품업계도 특정 타깃만을 위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일명 식품 '핀셋족'을 소비자를 잡기 위해서다.

'핀셋족'은 특화된 기능을 보유한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소비자를 말한다. 이전에는 가족 구성원 전체가 먹을 음식을 구매하는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핵가족화 등 사회 특성이 변함에 따라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런 제품은 맞벌이부부의 시간을 줄여주는 '베이비푸드', 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급부상 중인 '실버푸드' 그리고 반려동물을 위한 '펫푸드'까지 다양하다.

우선 베이비푸드 시장은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직접 이유식을 만들기 어려운 부모들이 늘어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및 식품첨가물 생산실적'에 따르면 기타 영유아식 시장규모는 2014년~2016년까지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순수본의 유아식 브랜드 '베이비본'은 영유아가 먹을 수 있는 다양한 음식들이 마련돼 있다. 맞벌이 부부 등 이유식을 직접 만들기 힘든 가구를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알레르기, 아토피 등이 있는 아이를 위한 음식도 따로 판매된다. <사진=베이비본>

이에 본죽으로 유명한 국내 최대 죽 브랜드 순수본은 이유식 브랜드 '베이비본'을 론칭했다. 성장 상태에 따라 200종이 넘는 제품을 개발했으며,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위한 제품도 갖추고 있다.

또한 유아식 브랜드 '키즈본', 실버푸드 브랜드 '실버본', 환자식 브랜드 '닥터본' 등도 론칭해 0세부터 100세까지 먹을 수 있는 라이프 푸드 유동식을 개발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고령 친화 식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중이 14%를 넘어서면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는 노인인구가 많은 것으로 대표되는 일본이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변한 속도보다 7년가량 빠른 것이다.

이에 따라 고령식품시장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고령 친화 식품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은 2015년 약7903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011년 대비 54.8% 증가한 수치다. 

<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 고연령층 소비자 저격에 나섰다. 씹는 힘과 소화 기능이 약한 고령 소비자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육류를 먹을 수 있도록 해 고령 소비자의 감성적인 부분도 신경을 썼다는 평이다. 

그리팅 소프트는 잇몸만으로도 먹을 수 있는 ‘더 부드러운 갈비찜’, 뼈째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 일반 생선 대비 칼슘 섭취량이 높은 ‘뼈까지 먹는 동태 조림’ 등 연화식 12종을 선보였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급성장 중인 '펫(pet)'시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산업연구원의 ‘2017 국내 펫코노미(Pet+Economy) 시장의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원에서 2015년에는 두 배 증가한 1조 800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으며 오는 2020년에는 5조 8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추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펫 시장도 고급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최근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사진=하림펫푸드>

하림은 지난 2017년 '하림펫푸드'를 선보이며 실제 사람이 먹어도 문제가 없는 '100%휴먼그레이드' 콘셉트로 프리미엄 사료 '더 리얼'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족 구성원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따라 타깃층이 세분화된 프리미엄 제품들을 원하는 일명 식품 '핀셋족'이 늘어나며 식품업계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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