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9.17 05:30

화석연료 대안으로 급부상…"4년내 수소차 1만6000대 보급"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부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월 17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현대차와 정부가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 대중화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대차는 양산형 수소차 ‘넥쏘’ 출시에 이어 글로벌 연합군을 결성하는 한편 정부도 수소충전소 구축 등 인프라 확대로 생태계 확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글로벌 수소차 생산규모는 2021년 1만대를 돌파하고 2027년에는 7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또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100만대 이상의 자율주행 택시, 최대 70만대의 자율주행 셔틀 등에 수소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도 최대 400만대에 이르는 트럭과 밴에 수소기술이 들어가고 8000대의 수직이착륙 항공기에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이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수소 수요가 500만톤에서 최대 700만톤으로 확대되고 수소연료전지 역시 550만개에서 최대 650만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기간에 출범한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수소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담당하고 이산화탄소가 매년 60억톤 가량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수송 분야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전 차급으로 확대돼 승용차 4억대, 트럭 1500만대~2000만대, 버스 500만대가 보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밖에도 2050년 수소와 관련된 전 산업 분야에서 연간 2조5000억달러의 시장 가치와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부영(왼쪽부터) 현대차지부장,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하언태 현대차 부사장이 울산 태화강 고수부지에 문을 연 울산 수소전기하우스에서 '넥쏘 울산 1호차 전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이처럼 수소에너지가 미래에너지의 핵심으로 떠오른 이유는 수소를 활용하면 화석연료가 가진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소에너지 기술은 무한정인 물이나 유기물질을 변화시켜 수소를 생산하고 이용하는 기술이다. 에너지를 생산할 때 온실가스나 질소화합물 배출이 없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효과적이며 수소차에 적용되면 환경오염 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아 대기오염 문제에서 벗어 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각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현대차는 일본 토요타와 함께 수소차 양산에 성공하며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3차 수소위원회에는 공동 회장사인 현대차와 프랑스 에너지기업 에어리퀴드를 비롯해 50개 이상의 주요 기업 CEO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현대차, 아우디, BMW, 다임러, 혼다, 토요타, 에어버스 등 주요 완성차 업체 임원을 비롯해 차이나에너지, 쉘,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업체 임원들도 함께 자리했다.

현재 33곳의 다국적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수소위원회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서 수소 기술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최초의 글로벌 CEO 협의체다. 현대차는 지난 2013년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올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출시한 기술력을 앞세워 핵심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에 유럽에서 수소전기트럭도 출시해 친환경 상용차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지난 3월 출시된 넥쏘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기술과 시장 입지를 대변하는 모델이다. 넥쏘의 1회 충전 항속거리는 609km로 현재까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수소전기차 중 가장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1세대 모델이었던 투싼 수소전기차(415km)보다 약 40% 이상 향상된 수준이다. 현대차는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누계판매 1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수소차 분야에서 확실한 패권을 잡기 위해 아우디와 동맹을 결성하고 특허 및 주요 부품을 공유하는 데 합의했다. 시장선점과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협업을 지속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차>

정부도 현대차의 수소차 개발 및 보급계획에 발맞춰 인프라 확대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 충전소를 310곳 갖춰 수소차 1만6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정하고 지난 4월말 민간기업들과 손잡고 수소 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또 같은달 수소차 기반조성과 산업육성 등의 관련 법률을 정비하기 위해 수소경제법도 발의됐다.

특히 민관은 전략적으로 협력해 수소차, 수소충전소, 수소에너지에 이르는 수소차 산업생태계를 조기에 구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1900억원, 2019년 4200억원, 2020~2022년 2조원을 투자해 수소차 생산공장 증설, 연료전지 스택공장 증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치악산국립공원 관광객들이 현대자동차 전기버스 일렉시티에 승차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내년부터는 수소버스를 정규 노선에 투입해 시범적으로 울산에서 수소 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서울과 울산 등 5대도시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보급하고 수소 충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소생산‧운송‧운영 등 단계별 규제를 해소하기로 했다. 부산시도 내년 수소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을 200대 규모로 예산을 편성하고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10개소 구축, 수소차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을 세웠다.

또 2022년까지 경유와 LPG보다 저렴한 가격(70원대/km, 넥쏘 완충시 약 4만5000원)으로의 공급을 위해 수소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유통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신산업 관련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라 물이 풍부해 수소를 활용하면 화석연료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하고 에너지 자립도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기술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인프라를 확보해 경쟁 우위를 확실히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