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경보 기자
  • 입력 2018.09.19 14:42

7대 SOC사업권 가진 현대그룹 '환영'...현대건설·현대로템도 수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뉴스웍스=박경보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조만간 철도‧도로 연결공사를 착공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도 추진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대그룹이 이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나는 오늘 평양에서 북과 남의 교류와 협력을 더욱 증대하고 민족을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만들어가기로 했다”며 향후 경제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남북은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 또 조건이 마련되는 대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조건’이란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7년 5월 17일 현대그룹 주도로 개통된 경의선 열차가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아산>

남북 경협이 물꼬를 트게 되면서 가장 바빠지게 될 기업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권을 쥐고 있는 현대그룹이다. 현대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현대아산은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2000년 8월 북측으로부터 전력사업, 통신사업, 철도사업,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 수자원, 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명승지 관광사업 등 7개 SOC 사업권을 얻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군의 총탄에 사망한 이후 잠정 중단됐다. 개성공단 사업도 2016년 2월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상태다.

현대그룹은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상황 변화 등을 지켜보면서 발 묶여있던 경협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고위관계자는 19일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평양공동선언은 지난 판문점선언보다 경협방안이 더 구체화됐는데 특히 현대그룹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아 환영하고 감사할 일”이라며 “경협이 본격 추진되려면 다른 조건들이 먼저 해결돼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면밀히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주도로 경제협력에 대비한 태스크포스(TF)를 본격 가동했다. TF를 통해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 개성공단 재가동 등 기존 사업을 분야별로 준비하고 북측과 체결한 7대 SOC 사업권을 토대로 다양한 사업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그룹 외에도 전동차사업(현대로템)과 건설사업(현대건설)을 갖고 있는 현대차그룹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특히 현대건설은 대북사업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도로 구축사업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전동차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는 전동차 회사인 현대로템 역시 철도망이 깔리면 대규모 전동차 수주를 따낼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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