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9.24 05:23

부동산 임대업 투자확대·주담대 규제 풍선효과 때문

부동산 임대업자들의 투자 확대로 자영업자 대출이 6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웍스DB>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부동산 활황에 따른 부동산업 대출 증가 및 창업 확대 등으로 자영업자 대출이 눈에 띄게 늘면서 600조원에 육박했다. 다만 연체율은 현재까지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우리 경제에 폭탄으로 작용하기 전에 관리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분기말 현재 자영업자의 대출 규모는 590조7000억원으로 전년말대비 41조5000억원 증가했다. 2017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 비해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지난해 14.4%에서 올해 2분기 15.6%로 1.2%포인트 확대됐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지속 상승해 지난 2014년말 3억원 수준에서 올해 2분기말 3억5000만원으로 확대됐다.

금융권별로 살펴보면 은행이 407조7000억원을 대출해 전체 대출액의 69.0%를 차지했다. 비은행은 183조원을 보유했으나 2016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은행 자영업자 대출은 2017년 9.7%, 올해 2분기 12.9% 증가한 반면 비은행은 각각 26.6%, 22.2% 급증했다. 비은행은 상호금융의 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대출 점유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이 40.9%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어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순으로 뒤따랐다. 부동산업의 경우 2014년 이후 부동산시장 활황에 힘입어 연평균 18.3% 늘어나는 등 여타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이 같은 최근 자영업자 대출 증가 요인에 대해 우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투자수요가 확대된 가운데 세제 혜택 등에 따른 임대사업자 등록 증가를 꼽았다.

실제 지난 10년(2008~2017년) 간 누적 투자수익률을 보면 아파트 및 주택이 각각 55.8%, 48.9%로 코스피 30.1%, 은행 정기예금(1~2년, 신규취급) 36.3%를 상회한다. 임대사업자 및 임대주택등록 수도 2014년 10만명, 46만호에서 2분기 33만명, 116만호로 급증했다.

또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사업자대출 수요 증가 및 베이비붐 은퇴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자영업자 창업 증가 등도 자영업자 대출 확대를 이끌었다.

한편,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현재는 낮은 수준이다. 2분기말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29%로 일반 가계대출 0.25%보다 소폭 높았으나 중소법인대출 연체율 0.64%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다만 자영업자의 자산 및 소득 대비 부채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자영업자의 총부채/총자산 비율은 27%, 금융부채/금융자산은 110% 수준으로 2013년 이후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의 경우 차입을 통한 실물자산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금융부채/금융자산 비율은 2013년 117%에서 2017년 181%로 급증했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도 점차 높아지면서 지난해 189%로 상용근로자 128%, 임시일용직 124%를 크게 상회했다. LTI도 부동산업이 338%로 가장 높았다.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규모(DSR)은 2013년 이후 지속 상승해 2017년 기준 42%에 달한다. 상용근로자는 28%, 임시일용직은 26% 수준이다.

특히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 차주의 대출규모 및 비중도 확대되면서 부채구조 측면에서도 취약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늘고 레버리지 비율이 지속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향후 대내외 충격 발생 시 과다채무 보유자, 음식숙박·부동산업 등의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상환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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