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8.09.26 06:13
<자료=한국감정원, LH>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서울 집값의 상승 요인으로 주택공급 부족, 가격상승 기대감, 금융완화기조 지속 등을 꼽았다. 한은은 부동산 부문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금융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주택시장은 지난 2016년 이후 지방 주택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반면 수도권은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서울 주택가격은 최근 비강남권으로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가 확산 중이다. 반대로 지방은 조선, 해양 등의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울산, 경남, 충북 등에서 주택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률은 5.6%, 수도권은 2.0%인데 비해 지방은 -2.1%로 오히려 내렸다. 서울과 지방과 가격 상승률 격차는 4.2%포인트에 달한다.

한은은 최근 서울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먼저 공급부족을 꼽았다. 서울 지역은 가구 수·멸실주택 증가 등으로 주택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미분양 주택이 거의 없고 수도권도 7월 기준 미분양이 9000호에 불과하다.

또 서울·지방 간 주택가격 상승률 격차가 확대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상승 기대감에 힘입어 서울지역에 투자가 쏠리면서 서울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지역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지난 5월 88.2로 저점을 기록한 뒤 공급 우위를 지속하다가 8월 들어 수요우위로 급격히 전환했다. 8월 1주 매매수급동향 지수는 98.5에서 9월 1주 114.0까지 확대됐다. 강북지역도 최근 들어 높은 수요우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은은 지속된 저금리로 인해 여타 투자자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시장으로 유동성 공급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익스포저는 지난해말 1792조9000억원으로 부동산 관련기업 대출확대로 전년대비 9.1%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됐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올해 2분기말 590조7000억원으로 600조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이 40.9%를 차지해 도소매업(13.2%),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등을 크게 상회했다. 부동산업의 경우 높은 부동산수익률 등으로 지난 2014년 이후 연평균 18.3%씩 증가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최근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인 것에 대해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 확산, 마땅하지 않은 시중 대체 투자처, 풍부한 유동성 등이 작용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주택시장 과열 문제는 경기적 요인보다는 구조적 요인이 크다”며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움이 많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 불균형이 누적되고 있는 만큼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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