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양민후 기자
  • 입력 2018.09.26 13:06
<사진=아비타 메디컬>

[뉴스웍스=양민후 기자] 화상 치료에는 환자 본인의 허벅지 살을 떼어내 환부에 이식하는 수술이 시행된다. 이때 환부가 넓으면 다른 부위에서 채취해야 하는 피부 면적도 늘어나게 된다. 최근 미국의 한 업체는 채취한 피부 조직의 양을 늘려주는 ‘스프레이’의 상용화에 성공하면서 이런 고민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비타메디컬(Avita medical)이 개발한 RECELL Autologous Cell Harvesting Device(리셀 시스템)의 시판전 승인을 허가했다고 26일(한국시간) 밝혔다. 

화상의 환부를 덮는 치료에는 돼지 피부, 인공 피부, 사체 피부 그리고 환자 본인의 다른 신체 부위로부터 채취된 피부 등이 사용된다. 이 가운데 자가 피부 이식은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지만 화상범위가 넓을 경우 다른 부위에서 채취해야 하는 피부의 양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허벅지 등에서 가져오는 피부 조직이 늘어나면 채취 부위가 상처로 남게 되는 또 다른 문제도 발생한다. 

리셀 시스템은 채취 부위를 최소화하면서 큰 상처를 치료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먼저 제조사의 고유 기술을 이용해 채취된 피부를 조직 단위로 분해한 뒤 액상을 섞어서 분무 가능한 형태의 솔루션으로 만든다. 솔루션에는 각질형성세포, 섬유아세포, 멜라닌세포 등 상처 치유에 필수적인 요소가 함유돼 있다. 이 솔루션을 스프레이건으로 도포하게 되면 채취된 피부의 약 80배 크기에 달하는 환부까지 덮을 수 있다. 

FDA의 승인은 해당기기로 피부를 이식 받은 환자와 표준치료법으로 피부를 이식 받은 환자를 비교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시험에서는 2도 화상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진의 분석결과, 리셀 시스템 사용 그룹은 표준치료 그룹보다 이식에 사용된 피부의 양이 97.5% 적었다. 해당기기 사용 그룹은 다른 신체 부위에서 떼어낸 피부의 양이 줄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이 낮았고, 흉터가 남은 환자도 적었다. 

두 번째 시험에서는 3도 화상 환자가 참여했다. 분석 결과, 리셀 시스템 사용 그룹은 표준치료 그룹보다 이식에 사용된 피부 양이 32% 적었다. 치료 8주 후 상처가 완전히 아문 환자의 비율은 리셀 시스템  사용 그룹이 92%, 일반 치료 그룹이 85%로 집계됐다.

관련 전문가는 해당 기기가 화상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웨이크 포레스트 밥티스트 메디컬 센터 제임즈 홈즈 교수(외과)는 “리셀 시스템은 치료에 필요한 피부의 양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치료 후 경과도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의료현장에서 화상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셀 시스템은 올 하반기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FDA는 이 기기를 2도 혹은 3도 화상을 입은 18세 이상 환자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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